작은 아씨들 1 열린책들 세계문학 278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은 아씨들 1

루이자 메이 올콧 장편소설 | 허진 옮김 | 열린책들

어린 시절 가장 부러워했던 일이 바로 언니를 갖는 것이었다. 나도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부모님이 장녀라고 해서 부담을 준 것은 아니지만 소심한 나로서는 고민도 터놓고, 앞으로의 일을 상의할 수 있는 언니라는 존재가 특별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특히 여기 나오는 조의 존재... 그녀는 맡언니 메그하고는 달리 왠지 마음이 열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그는 좀 전형적인 사람인데 반해 조는 어디로 튈지 모르고 다소 시원한 성격의 그야말로 해결사 느낌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네 자매의 일상이 알콩달콩 정답게 느껴지다가도 저자 메이 올컷이 자신의 목소리로 등장하는 장면은 약간 부담스러웠다. 특히 모든 것에 교훈을 주려는 듯한 태도는 지금에서야 다시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좀 공감은 되지 않았다. 아마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고전도 평가를 달리 받는 듯하다. 아마 이 책 [작은 아씨들]을 또 다시 십년이 지난 후 읽는다면 그땐 지금과는 역시 다른 느낌이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작은 아씨들의 네 자매는 너무나 개성이 강하고 다들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아마 그녀들의 이러한 성격적 배경에는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겠다. 에이미에게 바로 학교를 그만두게 만들 수 있는 강단, 자매들에게 한편으로는 엄하고, 한편으로는 자애로운 모습들, 언제나 어머니는 그 자매들을 뭉치게 했고, 힘 나게 했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가난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가난한 이의 굶주림을 외면하지 않았으며 기꺼이 도우려고 했다. 아마 이러한 모든 모습들을 보면서 성장한 자매들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마음 속 깊이 깨달으면서 살았을 것이다.

책에서는 미국으로 이민해서 사는 유럽인들의 모습들도 나오고, 이웃집 로리와 로린스의 모습들을 통해 부유하지만 외로운 사람들도 보여준다. 셋째딸 베스와 그들 사이의 우정은 정말 우리가 잃지 말아야할 심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베스의 새가 죽었을때 모두가 슬퍼하면서 그녀들은 무덤을 만들고 장례식도 치룬다. 베스는 무엇이든지 공감을 잘하는 아이였다. 최근 소설 [새들이 모두 사라진다면]을 읽었는데 그 속에 나오는 주인공 로빈도 베쓰보다 더한 공감 능력자였다. 공감을 잘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프다. 슬프다. 왜냐면 세상에는 슬픔과 아픔 투성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스는 선천적으로 허약한 몸을 가지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베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아마 그녀가 병을 끝까지 이겨냈다면 베스는 그 엄마를 가장 많이 닮은 모습으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엄격함은 떨어질지 몰라도 그녀는 분명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이로 칭송받았을 것이다.

메그의 허영심을 정말로 허영심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나는 메그야말로 솔직한 여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에 브룩의 청혼을 받아들인 메그를 보고 인정하고 싶다가도 더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사실 아쉬운 마음도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무튼 메그는 자신의 욕망과 가족의 울타리를 잘 조절하면서 맏언니라는 본분을 성실히 수행하는 그야말로 언니였다.

다시 만난 자매들의 세계... 항상 이들 자매를 생각하면 겨울의 소복한 눈 속에서 말없이 창가를 응시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도 이들 자매들의 집에서는 따뜻한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스프가 있고, 또 웃음이 있다. 그리고 엄마가 있다. 세상 모든 가정이 이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소설로 위로 받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더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2권에서 펼쳐질 자매들의 이야기를 기대하면서 1권의 책장을 덮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