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의 목격자
E. V. 애덤슨 지음,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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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목격자

E.V. 애덤스 장편소설 | 신혜연 옮김 | 하빌리스

우리가 안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 얼마나 편협적인가? 이 소설은 나에게 그러한 질문을 던졌다. 미스터리 방식으로는 드물게 사건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인칭 시점이 번갈아 사용된 소설 [5인의 목격자]...

젠과 벡스의 교차된 인칭에서 나는 분명한 사건이 어찌보면 다소 모호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 모호성으로 오히려 더 소설에 몰입되게 읽혔다.

한 남성과 한 여성의 다툼에서 시작되는 그 날의 일... 젠은 직장에서 해고되었고, 남자친구와도 사이가 소원해진다. 그녀가 의지할 곳은 벡스밖에 없다. 학창시절부터 벡스는 젠 본연의 모습을 찾아준 고맙고도 고마운 친구였으니까... 그녀는 벡스를 사랑했고, 따랐고, 의지했다. 그들이 날씨가 너무나 좋았던 공원에서 약속을 정하고 만나기로 했으나 젠에게 벡스는 보이지 않는다. 한 남성이 여성의 목을 찌르고 그 스스로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기 까지... 젠과 더불어 그 사건을 목격한 이는 모두 다섯명이다. 하지만 명백한 자살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이 일에 공통점이 있었다. 그리고 젠은 이 사건을 기사화하기로 하는데... 과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젠에게 온 불명의 트위터 메세지는 무엇일까? 진범은 따로 있다니... 과연 그 진범이란 사람은 누구일까? 어떤 자이길래 이러한 자살 사건을 명명하고 기획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인간의 집착은 실로 무섭다. 그리고 그것이 선천적이라고 여겨질때 끔찍하다.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교화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절망스럽다. 최근 14살된 소년이 자신의 5살 의붓동생을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 소년은 전혀 반성의 기색도 없이 머리를 긁적이기도 하고 감정의 동요가 없어보였다. 그리고 소년을 진단했던 의사의 최종 말은 그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였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아니지만 그 소년은 바로 그러해서 동생을 죽이는데 죄책감을 못느꼈던 것이다. 이런 자는 어떻게 교화해야하는가... 영원히 감옥에 가둬야하는가...아니면 어떤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하는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한 인물도 알고보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이기도 하다. 감정의 공유를 못하고, 자신의 원하는 것은 가져야하고, 자신을 그 누구도 떠나서는 안되니 말이다. 어쩌면 헤어지고 나서 연인을 잔혹하게 스토킹한다는가, 아니면 이혼한 부인을 찾아가서 죽인다는가 하는 일도 그 스스로 자신이 엄청 대단하다고 여기는 착각... 네 주제에 감히 나를 거부해? 라고 여기는 자만주의,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의 마음만을 보는 거울을 가진 공감할 수 없는 사람... 사회부적응자, 소시오패스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감의 능력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겸손의 마음에서 온다. 내가 남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것, 나도 너와 같다는 것,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것... 우리는 모두 얇은 껍질을 하나 두른 인간이라는 것이다. 공감능력이 없는 자는 인간사회 뿐이 아니라 생태계 역시 위협한다.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거나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들에대해 폭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더 나아가 스스로에게조차 폭력적이다. 일명 폭주한다고하나 할까... 폭주하는 인간들 속에서 온전히 살아남는 일이란 참으로 버겁지만 그래도 이치있는 세상을 믿는다. 옳음에 대한 정의는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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