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코끼리가 산다
이서안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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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코끼리가 산다

이서안 소설집 | 북레시피

혹시 코끼리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많이들 보셨을텐데요. 흔히 코끼리를 접할 수 있는 것은 동물원이죠. 그 거대한 동물이 작은 우리에서 이리 저리 다니는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안쓰러운데요. 지금은 여러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필두로 해서 호랑이, 사자 등의 도심에서 보기 힘든 동물들을 우리에 넣어서 전시하고 있죠. 최근 동물원 자체가 없어져야한다고 많은 단체들이 주장하고 있고, 또 만일 동물원이 필요하다면 친환경 위주로 거대한 숲을 형상화한 곳에서 치유센터 혹은 보호센터 명목으로 유지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제부터인지 동물원에 가는 것이 꽤 불편한 일이 되었지요. 어릴 적에는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이 세월이 흘러 머리가 커지다보니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먹을 것도 충분하고,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각국이 교류를 해서 이쪽에 살 던 동식물이 저쪽에 와서 사는 것이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게되었죠. 하지만 조선시대에 누군가가 코끼리를 주었다?! 아...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때는 지식도 없고 그저 덩치가 산처럼 큰 동물이 먹는 것만 밝힌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정말 소처럼 농사를 돕는 것도 아니고, 닭처럼 달걀을 낳는 것도 아니라 덩치 큰 숫컷 코끼리 한마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먹고 마시고 배변하는 것밖에 없었죠. 바로 이 전설의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가 이서안의 소설집 [그 섬에 코끼리가 산다]에 담겨있습니다. 과연 남도의 끝자락에 가면 그토록 찾던 코끼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흔적이라도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조선시대 사라진 코끼리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소설... 책을 읽는 내내 저자를 따라서 다큐멘터리 PD가 된 심성이었습니다. 정말 섬에 코끼리가 평화롭게 산다면, 마을 사람들과 잘 지내고, 아이들에게도 기쁨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조선시대 일본에 의해 받았던 선물,코끼리... 우리 선조들은 그 코끼리를 홀대하지 않았죠. 사람을 죽였음에도 말이죠. 세종은 친히 교서를 내려 코끼리가 병들어 죽지 않게끔 하라고 지시를 했고, 또 태종은 전라도 장도로 코끼리가 유배를 갔을 때는 코끼리가 끼니를 못먹고 마르고 사람들을 보면 운다고 하는 관찰사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육지에서 키우도록 지시를 하죠. 세종때 다시 코끼리로 인해 사람이 또 한 번 죽게 되고, 이때 코끼리는 섬으로 유배를 떠나죠. 어떤 섬으로 갔는지, 만일 코끼리가 죽었다면 사후 처리는 어떻게 됐는지는 실록에 나오지 않으니 그건 각자의 상상력으로 채워질 숙제입니다.

그리고 이서안 작가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현대 시대에 코끼리를 되살려 놓았죠. 소설집이라 단편 [그 섬에 코끼리가 산다] 뿐만 아니라 [글라스 파파], [ 어쩌면 이제], [프렌치프레스], 등 등의 작품이 이 안에 들어있네요. 어떤 단편을 먼저 읽더라도 한 호흡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이랍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실린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와서 검색창에 찾아보기도 했답니다. 만일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감당하지 못할 것이 주어진다면 각자는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다시 한번 그 시절 코끼리를 대했던 선조들에게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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