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맹자 - 지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생 공부 슬기로운 동양고전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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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맹자

김세중 편저 | 스타북스

인, 의, 예, 지 .... 사덕을 말한다. 이건 흔히 유학에서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네가지 덕목이다. 특히 공자는 여기서 인 사상, 어진 마음을 강조했다. 그를 이어받은 것이 맹자다. 하지만 맹자에게서 더욱 중요한 점이 있는데, 그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고 믿는, 즉 성선설을 강조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본적인 마음인 선한 마음이 누구나 잘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맹자는 교육 등을 통해 막혀있는 선을 바로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성선설을 믿는다는 것이 두려워졌다. 사람이 기본적으로 선하다고 믿는 마음은 기대를 촉발하고 그 기대는 믿음을 낳게한다. 그럼으로 후에 그 사람이 악행을 저지르거나 실망하다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여지없이 상처받고 마는 것이다. 차라리 순자처럼 기본적인 성악설을 믿는다면 인간에게 기대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든다.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악한 사람이니까... 이러고 체념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이건 너무 쉽다. 맹자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참을 인을 바탕으로 하는 느낌이 든다. 참고, 믿어주고, 교육하고, 또 믿고.... 아마 시대의 성인이란 이런 존재이리라... 쉬운 길 대신 어려운 길을 묵묵히 그것도 아무런 대가 없이 가는 존재...

맹자하면 흔히 맹모삼천지교가 먼저 떠오른다. 맹자는 본디 말썽쟁이였다고 한다. 기본 성질이 활달하고 장난끼가 다분한 아이였던 것이다. 그런 그를 이렇게 성인의 경지로 이르게 한 것은 그 어머니의 역할이 크다고 할 것이다. 사는 곳을 세번이나 옮겨서 비로소 자식을 올바르게 교육할 방법을 스스로 찾았던 여인... 아마 맹자가 그토록 교육에 대해서 강조했던 것은 바로 자신의 어린시절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맹자하면 정치, 그것도 왕도정치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는 정치란 인으로 해야한다고 말한다. 백성을 돌봄을 측은지심으로 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맹자가 살아있을 적 그의 말을 듣는 제후는 없었다. 모두들 안으로 밖으로 영토분쟁에 열을 올려서 백성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의 곳간만을 채우기 바빴다. 현재는 어떠한가? 아마 맹자의 사상이 널리 퍼지고 인과 의로 다스리는 군주가 있는 나라가 있다면 그곳은 천국이리라... 각국 나라의 분쟁, 전쟁, 극우주의, 파쇼즘 등 등 우리는 아직 인간의 선함과 백성에 대한 측은지심을 알지 못하는 지구에 살고 있는 듯하다. 각국은 여전히 군비경쟁에 열을 올리고, 지금 지구상에는 전쟁의 공포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위정자들은 백성들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에만 골몰한다.

가장 안쓰러운 일은 어느 나라의 대통령 선거이다. 한동안 독재의 그늘에서 시름하던 그들은 다시 또 독재자의 아들을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바로 필리핀 이야기이다. 그의 어머니 이멜다는 신발만 수천켤레를 모으고 온갖 명품으로 온 몸을 휘감은 여성이었다. 어언 36년만의 독재자의 귀환이다. 그의 선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계엄령으로 수많은 반대파를 고문하고 체포 살해한 인물이었다. 마르코스 쥬니어는 취임사에서 그의 아버지 마르코스를 칭송했으며 자신도 그의 아버지처럼 개발과 식량생산 증대를 할 것이라 선언했다. 이 취임식에는 92세인 이멜다 역시 참석했다.

맹자의 이론이 맞다면 왜 다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가... 인의의 정치가 승리하는 세상은 어디에 갔는가... 맹자의 길은 이상의 길이던가... 어차피 정치든 뭐든 인간이 하는 일이다. 필리핀 대통령도 그들 나라의 주민에 의해 선출된 자리이고 말이다. 더 나은 인물이 없는 까닭인데 누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부디 그는 그의 아버지와는 다른, 백성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볼 줄 아는 정치를 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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