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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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싱클레어 루이스 |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얼마나 가져야 우리는 더 만족하고, 성숙되고, 품위있어지는 것일까? 여기 모든 것을 다 갖춘 한 남성이 등장한다. 성장하는 자동차 회사를 갖춘 성공한 사업가 미국인 도즈워스... 그가 첫눈에 사랑에 빠진 사랑스런 아내 프랜... 하지만 그는 앞날을 위해서만 달려왔을뿐 삶을 즐길 줄을 몰랐다. 그저 열정에 열정을 쏟아 부었을 뿐이다. 그런 그가 난생 처음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아내 프랜은 연일 그의 취향이 천박하다면서 비웃는다. 다 가진 남성도 역시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초라한 법이다. 아마 유럽에서 도즈워스가 느낀 소외된 감정은 바로 그것일 것이다. 속된 말로 그것은 졸부의 감성, 돈은 있지만 즐기는 것을 미처 배우지 못한 전형적인 성공한 사업가로 치부되는 미국인의 감성이리라...... .

프랜은 그토록 원하는 유럽이라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샘은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아내 프랜은 외도 아닌 외도를 하게 되고, 그녀의 어찌보면 순진한, 그러나 사실은 천박한 투정과 요구는 계속된다. 아내의 바람만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한 샘은 프랜을 쫓아서 유럽을 헤메게 된다. 샘의 노력과 열정은 초기에는 회사를 위한 것이었다. 회사를 더 키워야하고 자동차 산업에 누구보다 열의가 있었으니... 하지만 샘은 프랜의 말과 행동을 점점 수동적으로 따라가게 된다. 사실상 그녀의 매력을 딱히 못찾은 나로서는 샘의 결단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프랜은 철저하게 그녀만의 매력을 이용해서 샘을 가스라이팅한다. 프랜은 자신이 원하는 옷, 물건, 돈을 샘에게 얻어내고, 끝없이 원하고 또 원한다. 심지어 다른 남성에게 향하는 애정마저 샘에게 말하고 이해를 구한다. 사실상 스스로 정숙한 여인인척 연기하며 오만가지 말로 샘을 설득하면서 말이다.

샘은 과연 프랜을 떠날 수 있을까? 내가 만일 샘이라면 한순간의 망설임없이 프랜은 아웃!! 할텐테 마음 약한 샘은 그러지 못한다. 그는 계속 끌려다닌다. 프랜을 무척 사랑스럽다고, 아름답다고도 생각하는 샘... 왜 그의 눈엔 이디스의 진심이 보이지 않는 걸까? 프랜이 다른 남성과의 결혼을 원하다고 해도 그녀를 못 놓아줄 건가....

프랜은 어찌보면 너무 천진무구하다. 아이같이 감정표현이 즉흥적이며 적극적이다. 샘은 그런 그녀에게 흡사 홀로 아이를 키우는 데 올인하는 아버지처럼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샘이 프랜에게서 나오는 길은 딱 한가지다. 바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귀를 막는 일이다.

부부관계는 참 어렵다. 특히 샘과 프랜처럼 일방적인 관계는 말이다. 한 사람은 다 익었고, 다른 한 사람은 너무 설익었다. 열매는 둘 다 같이 익어가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숙성되는 속도가 일정하게 같아져 같은 향이 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앞서가도 안되고, 너무 뒤쳐져도 안된다. 한 곳을 바라보고 서로 같이 늙어가는 것... 아마 도즈워스가 찾아야할 그의 다른 반쪽의 열매는 000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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