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는 죄가 없다 - 우리가 오해한 신화 속 여성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
나탈리 헤인즈 지음, 이현숙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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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는 죄가 없다.

나탈리 헤인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당신은 들어봤는가... '마녀'에 대해서... 이제는 모든 세계가 점점 마녀라는 존재에 주목하는 듯하다. 마녀라는 이름은 중세 시대에 치유의 능력과 예언 등의 능력을 지닌 여성들을 모두 이단아, 즉 마녀로 몰아세워 화형을 시켰음으로 널리 퍼졌다. 그 이전에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도 있었고 말이다. 왜 이렇게 세상은 마녀를 두려워하는가... 아니, 다른 말로 말해 여성을 두려워하는가...

이제 2022년 이후는 마녀의 부활이다. 신화는 다시 써지고, 새로운 여성상이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 마녀라는 존재는 더는 나약하고 화형 당하는 끔찍한 고통 속에 놓여지지않는다. 그녀들은 투쟁하고, 싸우고, 결국은 이겨낸다.

얼마전 독서모임에서 <키르케>라는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에서 잠깐 몇줄로 다루어진 마녀 키르케... 소설 <키르케>는 한낱 님프에 불과한 신이었던 여성성을 확장해서 보여준다. 왜 그녀가 스스로를 키르케로 명명하고 홀로 사자들과 살아갔는지, 사람들을 돼지로 만들어야했던 불운한 과거라든지...하는 것들을 방대한 서사시로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던 영웅 오딧세이아의 뒷 이야기까지 말이다.

이 책 <판도라는 죄가 없다>에서는 신화 속에서 억울하게 한쪽 면만 부각되고 평가되어진 여성 캐릭터들을 다루고 있다. 판도라를 서두로 아름다운 여성의 대명사인 헬레네, 뱀의 머리 메두사, 에우리디케와 자식을 죽인 어머니라는 프레임에 갇혀진 메데이아. 그리고 수많은 청혼을 받지만 결국 잔인하게 청혼자들이 죽는 데 그 중심에 선 페넬로페까지 그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사실 한쪽만이 옳을 수는 없다. 그리고 신화 속 여성 캐릭터는 다양한 양방향성의 성격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무시하고 편견이 가득한 눈으로 그 시절 신화 속 여성들을 평가하고 폄하한다. 어쩌면 신조차도 인간이 만들어낸 존재가 아닌가... 올림포스의 신부터, 그 이전 단계인 티탄 족들까지... 인간 역사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 그리고 만들어진 신화 속 세계... 그 속에서 여성에 대한 묘사는 사실 얼마나 잔인한가....

신화라는 명목으로, 절대 건들릴 수 없는 석판에 새겨진 모세의 십계명처럼 우리는 신화를 대했던 것은 아닐까.... 판도라는 여인을 증오하면서... 그녀가 상자를 열었기에 인류가 불행해졌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사실은 그녀가 그렇게 하도록 조정한 신은 제우스였음에도...우리는 제우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그는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왜...그래야할까... 알고보면 몹시도 잔인한 신화 속 세계이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며 미궁을 빠져나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당신이 잡고 입는 아리아드네의 빨간 실이 당신을 신화라는 미궁 속을 탈출하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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