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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2월
평점 :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지금이 단연 그때보다는 희망적이다.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이다. 사상 유래없는 최악의 전염병이 펴졌지만 인류는 잘 극복해내고, 그것도 재빠르게 이겨내고 있다. 이것은 무척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가능했던 이유는 굳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책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이 그 이유를 말해 주었다. 바로 의학적 진보를 가능케한 선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무서운 것은 전쟁이고 참혹한 부상인데 책은 그것에 대한 신랄한 묘사를 통해 우리에게 경각심을 갖게한다. 만일 내가 그 당시 태어났다면 어떠했을까?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특히 여자로 태어나서 아이를 갖고 그 아이를 낳는 일은 그 당시 산모로서는 목숨을 거는 행동이었다. 사회적으로 외향은 발전했지만 의학적으로 뒤쳐진 시대에서 (기본적인 위생관념조차 없는 시대에서) 의사들은 시체들의 해부학 실습을 마친 후 그 손을 씻지도 않고 그대로 산모의 아이를 받아냈다. 그 결과 산모들과 아이들은 이유를 알 수도 없는 산욕열로 죽어갔다. 그것은 너무 고통스러워 해부해보면 온 몸이 고름으로 뒤덮여있다니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도 이그나즈 제멜바이스의 손씻기 운동의 결과 빈 종합병원의 산모 사망률은 18퍼센트에서 불과 1퍼센트로 단 5개월만에 뚝 떨어진다. 바로 한 사람이 모든 이들의 희망이 된 것이다. 손씻기, 이 단순한 진리, 그 사실이 생명을 구했다. 여기서 제멜바이스 본인 자신도 원인을 파악하기 전 알게 모르게 누군가를 죽였을수도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고 하니, 무지는 정말 무서운 일이다.
또 하나 주목하는 사실은 마취제의 발견이다. 만일 마취제가 없었다면 우리가 치과에 가는 것은 지옥을 경험하는 일 중 하나였을 것이다. 물론 수술 역시 마찬가지고 말이다. 한 보스턴 치과의사인 윌리엄 모턴의 에테르 증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없었더라면... 어찌 됐을까... 아...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는 스승이 연구중인 이산화질소를 대신해서 에테르의 마취성에 주목했으며 이 에테르 마취술은 곧바로 성공을 거두어 독일 전역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더해 영국에서 클로로폼이 발견되고 존 스노가 이를 이용해 빅토리아 여왕의 아이를 무사히 받게 된다. 존 스노는 이로 인해 부귀영화를 얻었지만 그에 만족하지 않고 공중보건학의 새로운 문을 열게 된다. 그는 그 당시 콜레라의 원인이 공기에 있지 않고 식수원에 있다고 보았다. 공기가 아니라 오염된 물이 콜레라의 주범임을 밝혀낸 것이다. 새로운 공중보건학의 시작이었다.
더불어 구강청결제로 널리 알려진 리스테린이 바로 조지프 리스터의 이름에서 따온 것임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조지프는 현미경을 통해 그린리스의 부상을 보고 석탄산을 부어서 오염된 다리를 치료하는 방식을 써서 무사히 절제하지 않고 봉합 수술만으로 성공한 케이스를 남겼다. 그리고 그는 이를 이용해서 빅토리아 여왕의 종기까지 제거했다고 한다.
19세기 중반부터 의학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숨어있는 선구자들이 존재했다. 현미경, 소독제, 마취제 등의 발견은 수술이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는데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하였다. 이는 지금도 이어진다. 역사 속에서 증명되고 있고, 현재 의학도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니까 말이다. 역사와 접목된 의학적 내용은 몹시도 흥미로웠다. 아마 저자가 역사학과 의학을 전공해서 그런 영향도 있었으리라... 디테일해진 역사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