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전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서거 77주년, 탄생 105주년 기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뉴 에디션 전 시집
윤동주 지음, 윤동주 100년 포럼 엮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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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전 시집 | 윤동주 | 스타북스

시인에 대해 알게 된 것이 언제였더라... 본격적으로 그가 궁금하고, 그의 시집을 사서 보기 시작한 것은 아마 중학교 일이학년 때, 그리고 그를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고등학교 일학년때 일것이다. 참혹하도록 시렸던 사춘기... 나의 사춘기는 문학 작품과 함께 왔다. 윤동주 시인의 시라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시작하는 시 밖에 모르던 내가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서 찾아보았고, 그의 산문 역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는 좋아하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에게 나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어쩌구..저쩌구..하면서 손발 오글오글한 편지를 보낸 적도 있었다. 아무튼 시인은 나에게 잊지못할 청춘이었다. 그는 여전히 청춘의 시기에 박제되어 있는데, 난 이제 그의 나이를 훌쩍 넘기고... 이렇게 상념에 젖다니... 세월이 무상하게만 여겨진다. 무섭기도 하고 가끔은 재밌기도 하다.

윤동주 시인은 세상 멋쟁이였다. 그의 산문에서도 느껴지고, 동료들이 증언하는 말 속에서도 그가 얼마나 깔끔하고 댄디했는지... 여겨진다. 새삼 시어의 담백함과 깔끔함이 아마 그의 성정에서도 어느 정도 왔음이 읽힌다. 항상 다림질로 바지를 다려입고, 스스로 직접 단을 내리거나 올려 자기에게 딱 맞게 수선하기도 하고... 생활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이렇게 소박한 시인은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고 노래했다. 시로, 글로 염원하기에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다. 자신을 구시대의 유물로, 닦아내도 안 닦아지는 부끄러움로 여겼다. 아... 서글프다. 나라 없는 자의 서글픔... 못내 외면하지 못하는 자의 서글픔이다.

영화 <동주>를 난 끝까지 보지 못했다. 중간 가까이 보다가 리모컨을 멈추고 말았다. 가슴이 아팠다. 매어졌다. 직접적으로 총칼을 들고 싸우지는 못해도 그 마음을 다해 저항하는 것이 느껴졌다. 마음을 다해서 아파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부끄러움은 내 안으로 파고 들어와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 계절에 햇빛을 즐기지 않는 것은 유죄라는 생각이 든다. 더없이 느껴진다. 이 봄, 내게 있어 이제 봄은 휘리릭~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새길 찬란한 계절이라는 것을 말이다. 어릴 적에는 시간이 많다고 여겨졌고, 계절이 몇번 오고 가는 지 중요하지 않게 느꼈는데, 나이가 드니까 모든 것이 소중하다. 건강하게 봄의 향연을 앞으로 몇 번 더 느끼게 될까?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패달을 굴려서 라이딩하고, 아이들과 쉼없이 하하 낄낄대며 놀아줄 체력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모든 것은 유한하다.

유한한 계절... 시를 다시 읽어야겠다. 윤동주 시인을 비롯해서 생의 아름다움과 부끄러움을 노래하는 모든 시들을... 내가 읽은 그 시들은 아직은 무한하니...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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