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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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믿음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을 믿는 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 일일까? 혹자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이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고 말이다. 이 말은 언뜻 보면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한편으로 보면 믿을 사람은 없다는 말로 들린다. 정말 그럴까? 사람을 믿는 다는 것이 과연 무엇이길래 불가능한 것일까....

이 책은 총 세부분으로 인간의 마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첫번째 부분은 <선생님과 나>, 두번째는 <부모님과 나>,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유서>이다. 대학생인 내가 소설 전반을 이끌고 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선생님이다. 그리고 선생님의 과거사이다. 왜 나는 선생님에게 그렇게 이끌렸을까? 나는 마음으로 어쩔수 없이 그에게 이끌렸다. 선생님은 애써 간격을 유지하고 사랑은 죄악이라고 하면서 화자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하지만... 나에게는 선생님이 호감이 어린 대상, 알고 싶은 상대였다. 그리고 그 선생님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과거가 있었다.

선생님은 사람을 믿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그것을 병처럼 여겼다. 한번이라도 인간을 믿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그... 누가, 그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어릴적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재산을 작은 아버지에게 맡기고 그를 전적으로 의지했지만 그가 유산을 빼돌리고 스스로를 배신했다는 것을 알고 심한 모욕감을 느낀 나... 도쿄로 유학을 와서 하숙집에서 안정을 찾고 그 주인 딸에게서 신앙과도 가까운 사랑을 느낀다. 아마 그에게 있어서는 절대로 상처주고싶지 않은 존재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그는 이내 자신의 동기이자 어린 시절 친구인 K를 하숙집으로 데려오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바로 K 역시 하숙집 주인 딸을 못내 사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나에게 고백하는데... 나는 K의 말을 듣고서도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고, 이내 하숙집 주인에게 그녀의 딸을 달라고 한다. 아니...왜....?? 여기서 선생님의 비극이 시작된다.

마음이란 과연 무엇일까? 왜 그 마음을 숨겨야할까? 선생님은 스스로에게서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은 사랑이 아닌 질투, 본능적으로 내가 너보다 더 가져야겠다는 욕심...이었을까... 그는 스스로가 그토록 증오한 숙부의 모습을 자신에게서 역시 보지 않았을까? 그 마음의 무시... K는 스스로 삶의 끈을 놓고 만다. 이에 충격을 받은 나이지만 결국 하숙집 주인 딸과 결혼하게 되고, K와 자신 사이의 일은 그녀에게는 철저히 비밀에 붙인다.

이제.. 메이지 시대가 끝나고... 화자인 나는 아버지의 병환으로 집으로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거기에서 선생님의 유서를 받게 되는데... 과연 그 속에서 선생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난 너무 선생이라는 자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K에게 말하지 않음으로 죄를 저질렀고, 또 이내 아내에게 역시 말하지 않음으로 두번 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장 큰 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죄이다.

사람을 믿는 일이 그에게는 중요했다. 그리고 그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고뇌하고, 그 괴로움으로 스스로를 버러지 취급하고 한량처럼 살아갔다. 과연 그것은 누구를 위한 삶이란 말인가? 마음이란 간사하고 종잇장처럼 변하기 쉽다. 그것을 선생은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자신이 그냥 한낱 인간임을...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처럼 생을 받아들인 결과이다. 그냥 선생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고, 스스럼없이 고백하고 당당하게 살았어야했다. 아무도 그 마음을 가지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아니, 인간인 이상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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