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 - 디즈니는 귀엽고 코기토는 필요하니까
마리안 샤이앙 지음, 소서영 옮김 / 책세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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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기분은 철학으로 할래

마리안 샤이앙 지음 | 소서영 옮김 | 책세상

얼마전 뉴스에서 보니까 일명 포켓몬 빵이 품절 대란이라면서 없어서 못 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즐겨 본 드라마 <스물 다섯 스물 하나>의 여주인공 나희도는 빵 안의 스티커를 모은다고 친구들에게 빵을 돌리기도 한다. 결국은 한정판, 결국은 귀요미 였다. ㅎㅎ 역시 귀여운 것을 너나 나나 좋아하나보다. 이 책 역시 그러하다.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한다. 물론 우리가 좋아하는 그때 그 시절의 캐릭터로 말이다.

내가 즐겨봤던<업>에서부터 <인사이드아웃>, 그리고 <라푼젤>,이나 <알라딘>, <피노키오> .<라따뚜이>.... 등 등 재미있게 하하 호호 거리면서 봤던 애니메이션에서 이렇게 생각할 거리가 많이 쏟아져 나온다니... 그리고 그 철학은 또 어떠한가? 스피노자의 <에티카>부터 플라톤의 <향연>, 데카르트의 <뉴캐슬 남작에게 보내는 편지> 등 등.. 책속의 책이 쏟아져 나온다. 나는 주로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그 속에서 보여지는 다른 책들을 찾아보거나 연관지어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줄줄이 사탕, 넝쿨 단 고구마처럼 책들이 읽어야할, 알아야할 책들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 즐길 거리가 풍성한 영화 등에서 철학적 지식을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니, 분명 철학을 이해하기 힘든 학문이라고 생각하거나, 평소 머리가 아파 멀리한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나온 애니메이션도 모두가 한 번씩 보았을 법한 친근하고도 무척 재미있는 것들이라서 아직 못 본 영화가 있다면 챙겨봐도 좋은 시간이 될 것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자유의지에 관한 부분이다. 저자는 이를 스피노자의 <에티카>와 연관지어서 해석하고 있는데,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즉, 스피노자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기를 선택할 수 있다고, 즉 여기에 자유의지가 존재한다고 믿지만 그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유의지가 아닌 이미 우리의 의식은 결정론에 귀속되어 이미 선택되어진 선택을 하는 것이다. 왜냐면 인간의 의식이란 행위의 결과 이전에 벌어진 그 원인에 대해서는 잘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목적 의식은 존재하지만 그 목적을 제시하게 만든 원인은 인식하지 못하기에 자유롭다고 일명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크나큰 모순이 등장한다. 그것은 인간이 자유롭지 않다면 그 행동의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의도치않은 어떤 원인들이 무언가 결과를 우리에게 선택하게 하고, 이 선택의 결과는 묘하게 스스로 의지라고 인간은 믿게 된다는 것...

와~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이 애니메이션 안에 숨어있는 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을 일이다. 그리고 어서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한 철학 여행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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