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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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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 권지현 옮김 | 소담출판사
주변에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지인이 있다. 언제 한번 어느 작가를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을 했더니 대뜸 프랑수아즈 사강을 말했다. 음... 처음에 그 말을 든 나는 좀 의아했다. 프랑스에 발자크도 있고 에밀 졸라도 있고 유명한 작가들이 그렇게나 많은데..하필이면 숱한 논란에 쌓였던 사강이라니... 내게 사강의 이미지는 어린 나이에 한숨에 스타덤에 올라 한 두권 베스트셀러를 내고 그 이후는 그 이름만으로 살았던 돈 많은 부르주아 작가라고만 생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남성 편력은 어떠한지.. 두번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결혼 자체를 아스파라거스의 소스로 비유하는 취향의 문제라고 말했던 그녀 아니였던가?
하지만 나는 그 지인에게 왜... 그녀를 좋아하냐고 묻지는 않았다. 그저 사강의 자유로움과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그녀의 관점이 그 지인에게는 남다름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고만 생각했다. 그 시절 나는 사강에 대해서 단 두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슬픔이여 안녕> 밖에 알지 못했을 때였다. 그 외의 책은 지금 이렇게 읽었고...이제는 <길모퉁이 카페>와 <마음의 푸른 상흔>를 추가해도 될 일이다.
책 <길모퉁이 카페> 는 이별에 대한 테마로 모인 단편들이 실려있다. 그동안 몰랐던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한 나의 편견을 깨뜨려준 책이 되었다. 그녀의 또 다른 책인 <마음의 푸른 상흔>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사강은 역시 관계에 관심이 많은 작가였고 동시에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어떻게 구현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는 작가였다. 이 책의 주된 테마 역시 사랑이고, 그 불변 혹은 변덕을 다루고 있다. 그 시절 프랑스의 다양한 관계들의 모습이 이 소설 속에는 들어있다. 다른 이를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떠나야하는 불치병 걸린 남자의 이야기인 <누어있는 남자>부터 사랑하는 이를 잊지못한 어느 날... 또 다른 남자에게 위로를 얻으려는 여자의 이야기 <어느 저녁>, 이별하는 남녀의 이야기가 돋보이는 <왼쪽 속눈썹>, 현대판 호스트의 이야기로 보이는 <지골로> 등 그 당시 프랑스의 다양한 관계들의 모습들이 사강의 소설 속에 들어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흡사 그녀의 경험인양 현실적이고 그 심리 묘사는 실감이 나는 것이다.
사강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주로 쓴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여성들의 모습에서 사강이 읽혀진다. 끊임없이 관계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는 사강... 그 안에서 믿고, 배신하고, 또 믿고, 또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는 여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번 책들을 통해 나에게는 하나 숙제가 생겼다. 이제는 궁금하다. 그 지인이 왜 사강을 좋아하는지... 그냥 나의 지레짐작이 아니라 그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 사강을 읽은 지금 궁금해진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당신도 나와 같기를...... . 당신의 대답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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