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책세상 세계문학 5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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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조지 오웰 | 정회성 옮김 | 책세상 세계문학 005

그것은 사람들이 아주 가까운 과거에 일어난 일조차 쉽게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망각은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게 하고, 사회 정의나 윤리적 원칙이 제자리걸음 치게 한다. 오웰은 사람들에게 바로 그런 사실을 환기하려고 <동물 농장>을 쓰지 않았나 싶다.

정회성 옮긴이의 말 중

얼마전 2022년 대선이 끝났다. 정확하게 둘 중 한명은 정치적 성향이 다름을 확인한 선거였다. 빨간 물결과 파란 물결 속에서 과연 여기가 대한민국인지...다른 나라는 아닌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이 와중에 다시 읽은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매너 농장의 동물들은 어느날 메이저 영감의 연설을 듣고 일명 각성을 한다. 자신들이 뼈빠지게 일을 하면 인간들이 그 수확물을 착취하는 구조를 깨닫고 어느 굶주린 날에 반란을 일으키게 된다. 메이저 영감은 곧 죽고 그의 정신을 계승한 동물 중 나름 머리가 좋은 돼지 나폴레옹과 스노볼은 인간의 언어를 익히고 일명 동물주의 7대강령을 만들어서 보급하고 농장 이름 역시 매너 농장에서 동물 농장으로 바꾼다. 매일 열심히 일을 하고 또 일을 마치면 잉글랜드의 동물들을 부르는 생활이 이어지지만 곧 이 생활은 위기에 처하고 만다. 나폴레옹이 몰래 기른 개가 어느덧 커서 그의 보디가드가 되어 스노볼을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사사건건 눈의 가시였던 스노볼을 나폴레옹은 개를 위시해서 몰아내었다. 그리고 이미 없는 스노볼을 들먹이면서 그와 협조했다는, 동조했다는 죄목으로 동물들을 처단한다. 동물주의 7대 강령은 미묘하게 그 뉘앙스가 달라지면서 돼지들에게 유리하게 바뀌고 아무도 거기에 의이를 제기하지 못한다. 동물들은 그저 예전보다 지금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나폴레옹의 공포에 눌려 그를 따를 뿐이다. 동물 중 복서는 유독 열심히 일하고 순종적인 데 그는 자신이 더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의문을 가지지만 그 의문의 답을 그는 자신의 능력에서 찾는다. 열심히 일하면 달라지지라 생각한다. 그는 남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산다. 하지만 그의 생활은 계속 고될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저 그렇게 동물들은 나이가 들어가고 이제 왜 처음에 반란이 어떻게 일어나게 됐는지 기억하는 동물은 점점 적어진다. 동물주의 강령은 모두 돼지들에게 유리하게 변질되었다. 돼지들만 술을 마시고, 돼지들만 침대에서 자고, 돼지들만 보리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암돼지의 자식들은 모두 나폴레옹의 씨였다.

조지 오웰은 그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폭로하고 싶은 거짓이 있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 진실이 있기에 글을 쓴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절대 그것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고 한다. 그것은 바로 당신에게 달려있다고 말이다. 아... 정말이지 사람들은 쉽게 잊는다. 프레임 속에 갇혀서 당장, 지금 현실에만 존재하는 이들과 같다. 여론의 물결이란 그 얼마나 파도 같은가...휙 몰려왔다가 어딘론가 휙 빠진다. 여론몰이의 지형 속에서 인간이라는 모래는 이리 저리 휩쓸리고 만다. 결국은 누가 키질을 잘하느냐에 달려있다. 키질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가 돌맹이로 서야한다. 하나의 질량과 무게를 가지고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한다. 이제 속는 것도 지긋지긋하지 않는가? 바로 자기 자신이 간판이 되어야한다. 말이 되어야한다. 글이 되어야한다. 당당하게 소신을 밝혀야한다. 싸울 수 있으면 싸워야한다. 그렇게 해야 기득권층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더 이상 키질을 못할 것이다. 정치는 정치인만 하는 게 아니었다. 정치는 우리 모두가 해야한다. 그래야 나폴레옹같은 돼지들이 동물들을 무서워할 것이다. 주는 것만 받아먹어서는 안된다. 나중에 그것마저 없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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