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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무레 요코 지음, 류순미 옮김 / 문학사상 / 2022년 2월
평점 :
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무레 요코 지음 | 류순미 옮김 | 문학사상
세상에 아직도 없나요? 고양이... ㅎㅎ 나만 없어 고양이 ㅠㅠ 이신가요? 전 있어요. 저도 있어요. 고양이 ^^ 아주 이쁜 하얀색 장묘종이죠. 뭐, 털이 날리기는 하지만 고양이에게 받는 위로의 답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밀대로 밀고, 청소하고 있답니다. 검정색 옷은 좀 멀리하면서 말이죠.
책, < 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에서 저자의 고양이 대한 사랑이 너무 잘 읽힙니다. 무턱대고 너무 좋아. 너무 사랑해가 아니라 왠지 그까짓..하면서 그래도 하는 밀당도 느껴지고 담대함도 느껴집니다. ㅎㅎ 저자의 말투가 왠지 고양이스럽네요. ㅎㅎ 무레 요코는 전작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을 통해서 저에게는 익숙한 작가입니다. 저자의 이런 화법...일상 속에서 뭉근함이 느껴지는 약간 식은 스프같은 글맛을 좋아합니다. 또 저자의 책들이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그것도 아주 잘~) 나름 좋아하는 영화들 중 하나로도 기억되고 있답니다.
저자의 고양이 예찬을 들어보니 저도 예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전 고양이를 키운지 거의 11년이 되어갑니다. 첫번째 키운 고양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이제 8년이 되어가는 흰색 고양이 (엘사)를 키우고 있어요. 엘사는 누군가가 병원에 버리고 간 아이인데 주인이 고양이 사료를 안먹이고 개사료로 키워서 인지 빼짝 마른 아이였어요. 그때 전 엄마가 자신의 일터 근처에서 데려온 코리안 숏 헤어 (띵동)를 키우고 있었는데, (지금도 엄마가 왜 고양이를 갑자기 데려왔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이 녀석을 키우다 보니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어져서 엘사를 임시보호하던 차에 덜컹 입양을 결정했답니다. 엘사는 이쁜 터키쉬 앙고라 종으로 분명 저보다 좋은 주인이 데려갔을지도 모르는데... 암튼 키우줄 사람을 구하던 차에 임보하던 제가 그냥 키우기로 했답니다. 띵동은 숫놈으로 중성화 전이라 전 두 녀석을 바로 중성화 수술을 시켜야했죠. 결국 한마리가 두마리로 되면서 집에 사는 사람들과도 신경전이 벌어졌답니다. 일명 털 날림 스트레스... 고양이는 사랑스럽지만 가족의 동의가 필수이고, 또... 털이 날리는 것을 조금도 참을 수 없다면 고양이는 안 키우심이 좋다고 생각되네요. 의외로 가족과 트러블이 일어나는 때가 많았답니다. 고양이가 아무리 좋아도 내 옷에 털 묻히는 것은 싫다는 사람 역시 많으니까요.
여차해서 엘사는 여전히 제옆에서 그렁그렁하고 있네요. 털이 날리는 것을 너무 싫어하는 남편때문에 베란다 생활을 하긴 하지만... 그분이 없을때면 제 옆에서 갸릉갸릉~~ ㅎㅎ 어찌보면 전 완벽하게 고양이와의 동거 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반쪽 신세이지만 그래도 고양이가 있는 풍경을 좋아합니다. 집 구석 구석을 탐험하면서 살며시 돌아다니는 우아한 자태... 마구 마구 얼굴을 디밀며 쓰다듬어달라고 하는 애교쟁이... 혼자 있어도 좋아식의 자신만의 독립된 삶... 고양이의 자태를 보면 세상살이가 그리 외롭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이 녀석은 정답을 알고 있는 것같거든요. 인간인 저는 그저 묻어가는 것뿐...ㅎㅎ 신선이 하는 일은 하루 종일 수련이듯이 고양이 신선을 모시고 하루 하루 사는 것같은 기분입니다. 엘사는 무슨 수련을 그리 열심히 하는 걸까요? ㅎㅎ 다음에 인간 혹은 더 나은 존재로 태어나길 빌고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신선 속을 어찌 미물이 알겠습니까? ㅎㅎ 아무튼 저도 있네요. ㅎㅎ 고양이... 자랑하고 싶었나봐요. 한평생 살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기쁨을 알게 되서 감사해요. 그런 것 평생 모르는 사람도 많잖아요. 나도 있어! 고양이~~ ㅎㅎ 그래봤자, 고양이지만... 그래도...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