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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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사쿠마는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부르짖고, 수사 자료가 첩첩히 쌓여 있는 책상으로 달려가 그 속에서 원하는 책자를 빼냈다. 그리고 애타는 심정으로 페이지를 휙휙 넘겼다.

210 페이지

얼마전 동계올림픽이 끝났다. 러시아는 도핑 선수 발리예바를 출전시키고, 그녀가 메달 없이 돌아온 후 훈장을 수여했다. 명백한 도핑임에도 발리예바는 왜 그런 약물이 자신에게서 검출됐는지 알 수 없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모든 선수과 심판은 그녀의 연기에 침묵으로 시위했다. 승부란 과연 무엇인가? 이기면 되는 것인가? 올림픽기구는 원래는 공식적인 메달 집계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바탕 지구인들의 단합과 화합의 장으로 힘과 지혜를 겨루면 되는 것을.... 왜 거기에 순위를 매기고 집착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렇게 약물을 주입해가면서 이겨야할 이유가 과연 있을까? 1등이 있으면 2등이 있고, 꼴등도 있는 법이다. 모두가 승자일 수는 없다. 내가 승자라면 반드시 누군가는 패자가 된다.

여기 <조인계획>에서 그 순위에 집착한 사람들이 있다. 1등이 되는 것에 남보다 높이 나는 것에 집착한 나머지 아들을 실험하고, 결국엔 사람이 희생당했다. 그것도 스키점프의 희망이자 핀란드 조인인 마티의 뒤를 이를 니레이 아키라를... 고작 스물두살의 유망주를... 남에게 악의란 없고 그저 조증의 상태를 타고 나서 조금은 관계에 서툰 사람을... 죽였다. 승리의 집착은 결국 피를 부른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그것이 끝이 나는 것이다.

사쿠마 고이치와 스카와가 수사를 펼치는 방식은 탐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그들에게 결정적인 제보가 날아들어온다. 바로 범인이 누군인지 알리는 글... 과연 그는 진짜 범인일까? 그들이 미네기시가 살았던 오타루에 가서 결국 결정적 증거를 알아내는 장면은 정말 흥미로웠다. 미네기시는 설마 거기까지는 짐작도 못했다. 그것까지 알아낼 줄은 말이다.

또 다른 사람, 유코... 니레이에게 접근하여 그와 사귀었던 여인... 닛세이 자동차팀의 가타오카와 스기에 다이스케..그리고 그의 아들 스기에 쇼... 스기에 쇼가 진정 원했던 것은 높이 나는 것 그 자체였을까? 아니면 니레이를 복제해서 그를 따라하는 것이었을까? 스기에 쇼가 스키 점프 그 자체를 좋아했다면 그 누구를 흉내내지 않아도 좋았으리라... 왜 좋아하는 것에 승부가 따르는 것일까? 좋아하는 것에 왜 순위가 매겨지는 것일까? 그저 순위에 들지 않아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일... 그것에 누구도 비아냥 거리지 않는 것... 그럴 수는 없을까?

마지막으로 미네기시와 니레이의 관계... 그들의 사제지간은 끈끈했다. 미네기시는 니레이를 세계정상으로 만들고 싶었으며 니레이는 미네기시에게 실망을 주기 싫었다. 결국 그들의 결정은 서로가 상처를 주는 것으로 끝났지만 말이다. 왜 니레이는 솔직하게 미네기시에게 말하지 못했을까? 물론 그것이 극심한 반대에 부딪힐지라도... 니레이에게 더 중요한 것은 관계였을 것 같은데...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또 그를 지지해진 후지무라를 잃었다면...


아... 슬프다. 인간의 광기가 무섭다. 더 더 얻고자하는 욕심은 끝내는 파멸을 부르고 만다. 그리고 그 파멸은 결코 그 자신만을 향하지 않는다. 주변의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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