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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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와카타케 나나미 장편소설 |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 서재

그 누구도 먹고 자고 싸고 하는 사소한 문제에 휘둘리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한 불쌍한 아이였던 것이다.

524 페이지

얼마나 기다렸던가? 하무라 아키라를...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을 먼저 접한 나로서는 하무라의 팬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소박하지만 영리하고 꽤 민첩해보이지만 어딘가 허당스럽고 왜 그렇게 사사건건 다치고 다니는지... 그럼에도 치명적인 부상은 묘하게 피해가는 하무라 탐정... 그녀에게 이번 편에서는 약간의 로맨스를 기대했건만... 그것 역시 기대로 지나쳤다. 이제 좀 하무라가 편해졌으면 하지만 이번 사건은 역시 역대급이다. 이 책 뒤에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이 나왔으니 <나쁜 토끼>는 좀 더 젊은 하무라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지만 고생은 참 많이한다. 나오자마자 말이다.

사건은 어느 실종된 여고생을 찾아달라는 아버지의 의뢰로 시작한다. 수월하게 미치루를 찾은 하무라는 그 후 미와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알고보니 미와와 미치루는 친구 사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가나와 아야코까지 있다. 그러던 중 아야코가 교살된 채로 발견되고 그녀에게 대마를 판 용의자 고지마 유지는 살인혐의로 체포되지만 경찰서에서 자살하고 만다. 과연 미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게다가 그 와중에 미치루까지 하무라의 집으로 찾아온다. 짐까지 싸들고 말이다. 또 하무라에게 유일하게 느껴지는 친구 미노리 역시 새로운 연인 우시지마를 만나면서 안좋은 일로 빠져들게 되고 하무라는 우시지마의 홈페이지를 통해 그의 역거운 행위를 알게 된다.

소설을 읽는 중 예전에 본 이서진 주연의 드라마 <사냥>이 떠올랐다. 사람 사냥이라는 이러한 소재는 외국 드라마에서 간간히 나오는데... 하무라의 탐정 소설로 읽히니 책장이 절로 넘어간다. 특히 소설이 중반 이후부터는 몰입도가 상당하다. 아... 그것만은 아니길...하는데.. 딱 그것인 절망스러운 상황들... 그리고 그 상황들을 이용하는 나쁜 어른들...

아이들은 모두 문제있는 가정의 미성년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이용하는 자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축에 끼는 중견 기업인들... 그들은 왜 그런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그것으로 인해 뭔가 스트레스나 자신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신적인 권한을 갖게 된 거라 생각하는가? 정말 어리석은 사람들... 과연 나쁜 토끼란 있을까? 나쁜 토끼를 만드는 나쁜 가정이 있을 뿐이다.

미와라는 캐릭터가 너무 안타깝다. 그녀는 순수하게 친구 가나의 행방을 알고 싶었는데, 그런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니...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는 어떤가? 마지막에 자신이 악인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아챈 그녀...

세상에는 분명 나쁜 청소년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의 범죄는 촉법소년이라는 이름 하에 묵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는 범죄임을 분명히 인식한다. 오히려 그런 것을 노리고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사회제도에 있다.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게 만들고, 베테랑 로펌 등을 고용해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타이틀이 빛을 발하게도 해준다. 나쁜 어른들이 만드는 나쁜 세상... 그 희생자는 바로 아무런 힘이 없는 토끼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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