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외즐렘 제키지 지음, 김수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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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외즐렘 제키지 지음 | 김수진 옮김 | 타인의 사유

책 제목부터 놀라웠다. 혐오와도 대화할 수 있다니?!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하고 대화할 수 있을까? (이유가 있든,없든지) 아마 너무 힘들 것같다. 대화 자체를 하지 못할 것같다. 괜한 감정에 휘말려서 큰 소리치고 싸우게 되지는 않을까? 알수 없는 감정에 복받혀 울게 되지는 않을까... 아... 이 책을 쓴 저자 외즐렘 제키지... 그녀의 멘탈은 정말 강철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외즐렘은 부모님을 따라 덴마크로 이주한 이주여성이다. 그리고 덴마크 역사상 최초로 이슬람계 소수 민족 출신 여성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이제는 덴마크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차별과 편견을 줄여나가기 위해서 각종 연설과 조언을 맡아서 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을 가득 쌓인 혐오 메일을 지우면서 출발했던 그녀가 이제는 혐오와의 대화를 통해서 화합의 일, 소통의 일을 하고 있다니... 놀랍다. 그녀는 커피 타임 프로젝트, 테드 강연 등을 통해 이제 세계적으로 소통의 아이콘이 되었다.

혐오가 집 앞까지 가까이 와있을때 그녀는 그 일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바로 혐오와 마주하는 일이다. 결코 피해서는 해결되지않는다. 혐오자는 그녀의 직장과 집을 알고 또 그녀의 아이들의 동선까지 알고있다. 그녀는 덴마트 최초의 이슬람계 소수 민족 정치인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표적이 되고 있었다. 바로 혐오의 표적...

여기서 넬슨 만델라의 말이 인상깊다. 그 누구도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이나 배경, 종교로 인해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않는다고... 미워하는 법을 배워야 미워할 줄도 알고 혐오를 배운다면 사랑 역시 배울 수 있다고 말이다. 아무리 극악한 테러리스트라고한들 그에게 어린시절이 없었을까? 그 역시 발가벗은 채 태어났을 것이다. 피치못하게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법을 학습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 학습은 운명적인 것일 수도 있다. 만일 부모가 다른 민족, 혹은 다른 이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면 그의 마음 속에 타민족, 타인에 대한 복수심이 불타는 것 역시 당연하니까 말이다.

저자는 많은 이들을 만나서 커피 타임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덴마크 내 극우주의자부터, 편견에 휩싸이고 스스로를 패배자라고 칭하는 이주민 아이들, 그리고 성차별은 당연하고 동성애는 혐오하는 무슬림 극단주의자들, 또 화합은 커녕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는 종교인들... 저자는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느낀다. 한편으로는 변할 수 없음에 절망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통할 수 있음에 희망한다. 그리고 혐오에 사로잡히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충분히 잘 알고 있다. 끔찍한 결과를 피하기위해 계속 대화할 수 밖에 없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바꿀 수 없음에도 알아야한다. 혐오에 절망해도 끝없이 대화의 물꼬를 터놓아야한다고 말이다.

대화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은 얼마나 평화로운가...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가 떠오른다. 대화의 부재, 소통의 부재는 결국 폭력을 낳았다. 폭력적인 전쟁으로 희생되는 것은 힘없는 사람들이다. 전쟁통에서도 우크라이나 피난민들 가운데 아이들이 80여명 넘게 태어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삶은 끈질기다. 그리고 계속된다. 전쟁에서 태어난 아이들... 그들이 또 다른 혐오를 배우기 전에 이 고리를 끊어야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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