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만족 나주 여행기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ㅣ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글,사진 송일준 | 스타북스

나주에 대한 두번째 이야기인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다. 나주가 이처럼 풍부한 이야기의 도시인지 말이다. 그리고 저자가 고향인 나주에 대해 이렇게 써 내려간 글을 읽으니 나도 내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고창이다. 사실상 태어나기만 그곳에서 하고 학창시절은 다른 도시로 와서 생활해서 기억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 내내 또 방학마다 그곳에서 보냈던 좋은 기억은 남아있다. 아..언제 기회가 있지 않을까? ㅎㅎ

나주는 백제의 의해 완전히 복속당하기 전까지 마한의 중심지였으며 또한 고려 혜종때부터 나주라는 이름으로 명명지어 졌다고 한다. 무려 천년이 넘도록 나주로 불려진 셈이다. 그 이름이 천년이 지났건만 나는 정작 나주를 한번도 못 가봤다니, 어서 어서 신발끈을 고쳐매고 당장 떠나고픈 마음이 불끈 든다. 더군다나 이 책에 실린 모든 곳만 돌고 오더라도 하루, 이틀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같다. 일주일 정도 여유가 된다면 나주의 묘미를 한껏 다 누리고 올 성싶다.

저자의 글을 읽으니 나주 태생이거나 나주와 관계를 맺은 인물들은 무척 다양하고도 다채로웠다. 책 서문을 잠시 인용하자면 조선 개국의 일등신 정도전, 거북선의 이순신 장군과 왜적을 물리친 나대용 장군, 시인 백호 임제, 고려말의 정지 장군, 신숙주, 임란 의병장 금계 노인, 표해록의 저자 최부, 아나키스트 나월한 등등 사실상 그 중 잘 모르는 이들도 있지만 모두 나주와 어떻게든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나주란 도시의 저력이 느껴진다.

나주는 광주전남 공동혁신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혜택을 받고 여러가지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는 도시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나주역까지 KTX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다. 지리적으로도 그다지 멀지 않다. 아침에 출발했다가 점심에 나주 국밥으로 든든히 먹고 이것 저것 구경하고 카페 루나 요거트 카페 하이그릭에서 디저트도 먹고, 영산나루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여유가 된다면 수제맥주집 트레비어에서 한 잔하고 와도 좋겠다. ㅎㅎ 저자의 책을 읽으니 저절로 나주 동선이 머릿 속에서 그려진다.

이 책을 통해 버들 낭자와 왕건의 이야기가 나주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가슴 콩닥거리면서 읽었던 책의 한 대목이 바로 나주가 무대였다니 말이다. 왕건과 버들낭자가 처음 만나 서로 호감을 느꼈던 장소가 바로 완사천이다. 버들 낭자는 왕건을 만나 장화왕후가 되었으며 후에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무는 왕건의 뒤를 이은 고려 2대왕 혜종이 되었다고 한다. 나주에 가게된다면 난 이곳을 제일 먼저 찾고 싶다. 그곳에 왠지 물 한 바가지에 버들잎을 띄운 버들 낭자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나주에 잘 왔다면서 잘 쉬엄 쉬엄 구경하라고 말해 줄 것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