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의 영역 ㅣ 새소설 10
이수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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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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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안 장편소설 | 자음과모음 | 새소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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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마녀가 되고 싶다면 언제든 될 수 있어. 마녀의 삶을 살겠다고 선택하면 되는 일이야. 다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려면 신중해야 해. 나는 네가 선택한 카드를 읽어주는 사람일 뿐이야.

140 페이지

하늘의 수많은 별의 흔적들... 이제는 안다. 그 빛이 과거의 빛이라는 것을... 하지만 믿고 싶지는 않다. 그 별의 흔적은 바로 지금 이 순간 내 눈 앞에 빛나고 있으니까 말이다. 소설가 이수안은 하늘의 별을 보고 이 소설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흔치않는 빛의 순간, 마법과도 같은 순간을 말이다. 거기에 드러나는 운명과 의지에 대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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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타로점을 보러 지하상가 구석을 찾은 적이 있다. 별다른 인적사항이 필요하지 않고 묻고 싶은 질문 하나 마음 속에 품은 채 카드를 고르면 그만 이었다. 그때 당시 생각에도 나름 오락거리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나름 진지하게 카드를 뽑고 그 해석을 들었던 것같다. 카드를 뽑을 때는 좋은 카드가 나오기를 바라고 또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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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는 시커라는 말은 무언가 갈망을 하면서 점을 보러 오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시커와 그 점괘를 읽어주는 사람의 영역... 점괘의 선택은 온전히 시커의 영역이다. 카드를 읽는 사람은 시커의 영역을 침범할 수는 없다. 그저 시커가 선택한 카드를 읽어주는 것뿐... 어쩌면 믿을 지 말지 선택하는 것부터 시커로의 몫의 출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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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타로 점집을 운영하는 마녀의 이야기다. 엄마 이연의 이야기인 동시에 양어머니 키르케의 이야기다. 거기에 모두 닿아있는 이단의 이야기... 이단은 자신을 둘러싼 운명과 마녀의 일생과 그 지혜를 '그림자의 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엄마 이연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마녀가 되기로 선택할지 말지는 이제 이단의 영역이 되었다.

할머니, 어머니, 이단에게로 이어지는 길고 긴 성장의 이야기... 생물학적 아버지 에이단에 대한 죄책감... 그 모든 것은 운명이었던 것일까? 에이단은 불운을 믿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그의 선택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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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한다. 운명이 주어졌어도 그대로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조용히 우리를 비켜갈 것이라고... 사실상 죽음과 탄생은 운명이다. 거부한다고 거부되는 것도 아니고, 받아들인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 아닌, 그저 주어진 것이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벤자민은 자신을 어릴 적 버리고 간 생물학적 아버지를 욕하지 않는다. 죽음 속에서 자란 벤자민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운명을 받아들인다. 아버지를 받아들이고, 그가 남긴 유산 역시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왜 나를 버렸느냐? 왜 지금 다 죽을때 나타났느냐? 하는 신파적인 스토리는 없다. 그저 아...그렇구나... 시간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죽음과 함께 한 그는 이미 알았기 때문이다. 거부한다해도 그것은 오기 마련이라고... 그렇다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선택일 따름이다. 악다구니를 쓴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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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좋은 카드가 인생에서 뽑혔어도 좋은 선택만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 선택은 최소한 나의 몫이니까 말이다. 10개의 사과가 모두 썩었어도 그 중 멀쩡해 보이는 것 부터 먹는 지혜를 키우자. 다 썩었다고 불평하기 전에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자. 살면서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받아들임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한 가지 지혜는 생기는 것같다. 바로 받아들임의 지혜이다. 세상에 살면서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 그럴 수도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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