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의 나주 수첩 1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1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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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1

글,사진 송일준 | 스타북스

고백한다. 나는 나주를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왜 그 지명이 이토록 낯선 것일까?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익숙함과 낮설음이 동시에 다가오는 기분은 묘하다. 나주하면 대개는 나주곰탕이나 나주배를 생각한다. 나 역시 나주하면 그랬으니까 말이다.

가만히 나주하고 불러본다. 그 음성이 청아하면서도 단아한 여인네의 모습과도 같다. 생각해보니 도통 나주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감이 안온다. 지도에서 찾아보니 광주시와 목표시의 가운데 위치해있었다. 근처에는 영암군, 무안군, 화순군이 있다.

송일준의 나주 수첩을 읽으면서 그의 남다른 나주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그의 전작 제주도 한 살 살기에서는 여행자의 시선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이 책에서는 현지인의 이야기로 읽힌다. 그만큼 나주에서 오래? 산 경력이 읽혀졌다. 실제로 그는 영암출신에 초등학교부터 나주에서 시작한 나주인이다. 나주 중학교 1학년때 상경했으니 상당수의 시간을 나주에서 보낸 셈이다.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에 오래 살기에 도전한 저자... 곳곳에 현지를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보여지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덕분에 나도 나주에 정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아... 나주가 이토록 매력적인 도시였다니... 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고, 관심을갖기 전에는 그 존재자체도 잘 몰랐던 곳이다. 흡사 꽃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기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달까... 나주 하고 부르니 그 도시 자체가 가까이 오는 듯하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은 유독 청송을 좋아하다고 한다. 시간이 날때면 그곳에 가서 잠시 머물다 오는 삶을 즐긴다. 나에게는 아직 그런 도시가 없다. 유독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탓에 한 곳에 정 붙이기가 어렵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런 도시를 나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살 도시... 오래 살고 싶은 도시...

책에는 나주의 역사에서부터 간간히 저자의 학창시절 이야기도 나온다. 총 12번으로 나오는 저자의 인생 이야기는 나주라는 도시 이야기만큼 흥미로웠다. 은행원 출신의 그가 PD수첩의 PD가 되기까지... 그러고보니 나도 그가 나오는 PD수첩을 즐겨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아.. 그 시절이 참 아득해진다.

나주는 혁신도시를 지향하며 갖가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명하쪽빛마을, 빛가람동 호수공원, 영산포 택촌 포레스트랩, 릴케의 정원, 1989삼영동커피집까지... 또 먹을 거리는 어떤가? 진미옛날순대, 풍전쭈꾸미, 나주곰탕 등 등... 아... 어서 기차역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나주의 먹거리와 즐길거리들이다.

저자는 광우병 방송으로 인해 PD수첩에서 쫓겨난 후 여러가지 허울뿐인 부서에 재배치된다. 그리고 MBC 아카데미 재교육에서 샌드위치 만드는 수업까지 배운다. 아... 수난의 연속이다. 하지만 어찌 어찌한 세월을 거쳐 그는 MBC 피디협회장에 이어 한국피디연합회장이 된다. 전국 3천여 피디들을 대표해 방송계 현안 모든 문제들에 대해서 언론자유를 외쳤다. 광주 MBC 사장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제작한 저자... 그리고 그는 퇴임 후 나주를 위해 일해보고 싶다는 결심으로 2021년 6월 1일 나주로 이사를 한다. 결국 이 책을 냈다. 나주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쳐진 책을 말이다.

그의 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나주의 이야기가 2권에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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