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적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돈 이야기
오하라 헨리 지음, 안민희 옮김 / 북노마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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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돈 이야기

오하라 헨리 지음 | 안민희 옮김 | 북노마드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다... 아마 모든 사람들의 꿈일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인생이 힘든다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왜 하기 싫은 일을 굳이 하면서 고통스럽게 시계만 바라보는 삶을 살아야할까? 흡사 퇴근시간이 삶의 목표인 것처럼 말이다. 나도 정말 그런 삶이 싫었다. 물론 사회 생활의 좋은 점도 있었다. 아주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동료들과의 연대나, 힘든 일을 나만의 방식으로 성취했을때의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만일 돈이 많다면, 필요한 만큼 나오는 화수분같은 통장을 지녔다면 그때도 이 일을 계속 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아니었다. 당장 그만두고 가방을 싸고 여행을 가고싶은 것이 20,30대 시절 사회 생활을 하던 내 모습이었다.

흔히들 로또에 당첨이 된다면 당장 이민을 가거나, 빌딩을 사거나, 사업을 하거나 하는 등의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로또에 당첨이 되고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아마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겠지... 아..부럽다. 그런 뉴스가 나오면 나도 몰래 숙연해진다. 그만큼 나는 일, 사회라는 곳에서 좀 더 자유롭고 싶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내가 하는 고민을 말해주었다. 바로 적당량, 얼마만큼에 만족할 것인지...그리고 불안을 이기는 금액의 적정선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부자라면~ 이라는 가상의 설정보다 구체적인 금액이 좋을 것이다. 내 통장 잔고가 3억이라면 불안해하지않고 이렇게 살겠다, 저렇게 살겠다는 마음가짐... 하지만 지금 현실에서 과연 부자의 정의는 어떠한가? 3억이 잔고에 있다면 그것을 5억으로 만들고 싶고, 10억을 만들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만족을 모르는 욕망을 위해서 끊없이 쳇바퀴를 구르면서 늙어가는 것일 것이다. 결국 욕망의 노예로 전락하면서 말이다.

저자의 모습에서 감탄한 것이 바로 그 대목이다. 불안에 대한 저항성이 남보다 낮다. 적은 것에 만족한다. 냉난방을 하지 않은 집에서도 살 수 있으며, 고기를 굳이 먹겠다는 생각도 안한다. 항상 세끼는 소박하다. 저자는 배달 음식의 편의를 굳이 느끼려하지도 않을 것이다.

과연 나는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적은 소유에 만족하고, 좋아하는 일만을 하기 위해 수입을 극도로 줄이는 생활, 하루 세끼 소박한 식사에 만족할 수 있을까?

난 무엇보다 저자의 돈을 대하는 방식에서 남다른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적당히 살 수입 외에는 여웃돈이라고 생각하고 그 돈을 이왕이면 사회가 좀 더 잘되는 방향으로 쓰고 싶다고 말한다. 같은 재화도 다른 가격을 매기는 현실에서 매일 가격을 비교하면서 장을 보는 내 모습과 비교가 되었다. 돈을 쓰면서 사회를 생각하고, 더 나아가 미래를 생각하는 소비, 내 소비가 크지는 않지만 그것이 하는 말은 분명히 존재한다. 돈을 쓰면서도 큰 것을 생각하는 삶... 그저 돈이 돈이 아닌 것이다. 물건 거래의 이면에 있는 돈의 생각들... 돈은 어쩌면 생각의 다른 표현인 것이다. 내가 어떤 식으로 돈을 쓰느냐가 바로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이 나에게 알려준 가장 큰 의미는 바로 돈에서 가격 너머를 볼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똑같은 달걀이라도 왜 방목형 달걀을 사야하는지, 똑같은 운동화나 옷이라도 왜 공정 무역의 상표를 사야하는 지 말이다. 좀 더 기꺼이 돈을 더 들이고서라도 의견을 내는 것... 그렇게해서 사회가 그쪽이라도 조금씩 이동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돈의 제 2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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