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좌파생활 - 우리, 좌파 합시다!
우석훈 지음 / 오픈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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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좌파 생활

우석훈 지음 | 오픈하우스

내가 우석훈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예전에 들은 팟 캐스트 통해서였다. 그때 당시 김미화씨랑 했던 경제및 사회 전반에 걸친 내용에 대한 방송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목소리만을 듣고 친근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나름 해박한 경제지식과 조근조근한 말투, 간혹 촌철살인의 유머까지~ 흔히들 말하는 꼰대의 끼가 그의 말투에서는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그의 책 88만원 세대가 나왔던 것으로 생각된다. )

이 책에서 우석훈은 소위 경제학자로의 면모보다는 전반적인 그의 생활 양식을 그만의 언어로 기술하면서 좌파라는 생활을 널리 찬미?하고 있다. 그의 좌파생활은 불편하고, 힘들고, 돈은 안되지만 일명 지옥으로 가지는 않고 천국에 가는 삶에 더 가깝다에 그 방점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로 말하자면)

좌파, 우파... 좌파란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던 것이 바로 좌파의 정의였다. 그는 프랑스 혁명 초기에 좀 더 근본적인 변화를 생각했던 사람이 의회 왼쪽에 주로 앉았던 시절에 나온 좌파에 대한 정의가 아직도 여전히 생각할 만하다고 말한다. 좌파는 자본주의 현상에서 탄생했고, 자본주의와 떼어놓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계가 나오고 러다이트 운동이 전개되고 노동자들의 몫을 기계가 담당, 소위 자본가들만 떵떵 거리면서 잘 사는 사회 속에서 마르크스가 등장했고, 레닌이 나왔다. 그 시절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필멸이라고 예상했는데 만약 살아있었다면 자본주의가 아직도 이어진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같다. 반면 야심차게 등장했던 사회주의는 어느날 갑작스럽게 붕괴해버리고 말았다.

저자는 말한다. 자본주의가 살아있는 한 좌파는 계속 될거라고 말이다. 자본주의의 폐혜, 그 불편함을 못 견디는 사람이 있을테니까 말이다. 한국에 뚜렷한 좌파를 지향하는 정당도 없고, 그런 정치색도 없지만 소위 말하는 좌파 성향의 인간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봉준호의 <기생충>에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까지 자본주의를 교묘하게 비튼 작품들은 그것을 말해준다. (누구는 그것에서 재미만 느낄 수 도 있겠지만 말이다.)

언젠가 재판에서 죽음의 값을 다르게 측정되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한 의대생의 죽음... 거기에 대해서 법원은 그 의대생이 나중에 의사됐을 경우에 생각해서 얻게 되는 수입까지 고려해 보험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 반면 그 외 다른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렇게 취급하지는 않았다. 같은 생명인데, 죽어서도 목숨값이 서로 달랐다. 9.11테러에서 수많은 희생자들의 보호자들과 협상하려했던 한 협상가의 일화가 생각나기도한 대목이었다.

자본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더 나은 사회란 무엇인가? 난 앞으로 러다이트같은 혁명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제 인간의 모습을 한 AI가 사실적으로 등장하고, 메타버스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모델도 가상모델을 쓰며, 인플루언서도 가상 인플루언서를 등장 시켜 상품을 홍보한다. 우리나라 가계빚은 점점 천문학적 액수로 불어나는데 그에 비해 자본가라 불리우는 기업은 그 막대한 수익을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 기업의 순이익은 역설적으로 가계빚 증가 속도와 맞물려 빠르게 증가했다.

슬기로운 좌파 생활... 어쩌면 자본주의의 그늘이 짙어갈수록 그것은 좀 더 선하게 살려는 삶의 지표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이 좌파라고 생각하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건... 진짜가 무엇인지 알아보려는 고민 하나 정도는 이 책이 던져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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