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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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단순한 살림으로 삶은 풍요롭고 단단한 내면으로 앞은 희망차고

단아한 기품으로 주위가 다 눈이 부신 내 생의 모든 아침은 바로 그대이다.

박노해 사진에세이 02 | 느린걸음


몇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 사람들은 저마다 미니멀을 부르짖으며 정리 열풍에 들어갔다. 덩달아 정리에 관한 키워드가 중심에 올랐고 정리전문가가 정식 자격증으로 떠올랐으며 이에 관한 텔레비젼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나는 정리를 나름 잘한다고 생각했다. 정리되기 전과 후는 내 노력의 쓸모를 보여주는 듯했고, 정리된 방에서 맞는 순간은 나름 상쾌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물건이 점 점 늘어나면서 왠만한 정리로는 소용이 없었다. 청소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방은 폭탄맞은 상태가 되기 일쑤였고, 결혼 후 늘어나는 사람 수에 맞추어 짐은 몇배로 불었으니 말이다. 이쯤되니 물건이 점 점 스트레스가 되어갔다.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라 어느덧 물건이 점령한 집으로 변하는 현실... 이쯤 되니 정리전문가를 집으로 불러서 한바탕 요란하게 모든 것을 끄집어 내고 싶은 마음도 든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왜 사람은 적은 것에 만족하지 못할까? 눈으로 보는 것이 문제일까? 계속적으로 대체가능한 편이성이 높은 신문물이 나오기 때문일까? 한 물건을 사면 그 자리를 다른 물건이 대체한다. 하지만 대체 당한 물건은 그 쓸모가 없다. 이것을 버려야하는데, 그러지 못함으로 물건이 쌓인다. 반면 멀쩡하고 쓸만한 데도 단순히 디자인과 취향을 이유로 새로 들인 물건들도 있다. 그럴때 역시 다른 쪽을 처분해야하지만 너무 완벽한 물건의 상태는 그냥 버리기에는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을 만든다.

책 속에서 만난 한 소년... 그는 청나일강을 고고히 저어서 간다. 소년의 뒷모습은 평화롭다. 그는 전혀 거칠 것이 없어보인다. 오직 그의 탕크와 한 척과 잔잔히 물결만 있을 뿐이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자는 떠나는 마음이 가볍다. 바람만이 그의 벗일 뿐이다.

살면서 과연 무엇이 중요할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려야할까?

사실 오늘도 난 옷장을 뒤졌다. 약속을 앞두고 입고 갈 옷이 눈에 안보여서 말이다. 제대로 된 옷 몇벌이 필요할 뿐인데 눈 앞에는 온통 취향을 반영한 못 입을 것?들 뿐이다. 오호라 통재라...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살고 싶다. 나를 알고 내 손이 가는 것을 알고, 내가 무엇을 편하게 생각하지는 알고 싶다. 아마 스스로를 가장 잘 모르는 이유로 이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하는 것같다.

나인데도 나를 모르겠는 것... 이것이 문제이다. 다시 시작이다. 눈으로 보는 욕심을 버리고, 온전히 순간에 집중하며, 불편함을 당장 바꾸야할 그 무엇으로 여기지 말자. 그리고 물건에 너무 감정이입을 하지 말자.

이 책이 내게 준 단순, 단단, 단아의 진리를 지금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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