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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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마라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박노해 사진에세이 03 | 느린걸음

길하면 나는 프루스트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난다. <가지 않은 길> 이라는 시 구절... 숲 속에는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박노해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길은 단 하나라고 말이다. 진정한 나의 길, 자신으로 사는 용기의 길은 한 길이라고... 두 갈래 길이 나있어도 우리는 한쪽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선택이란 인간의 특권인 동시에 굴레이다.

예전에 그 대학을 포기하고 다른 대학에 갔었더라면... 그때 그 사람을 안 만났더라면... 그때 이런 결정을 좀 더 신속하게 내렸더라면... ~ 했었더라면... 후회의 연속성... 그것은 바로 가지 않은 길의 후회이다. 모르기 때문에, 그 길에 대해 알 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큰 환상으로 그것을 보는 것이 아닐까?

박노해 시인이 만든 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고 있다. 할아버지를 잃고 혼자 남은 할머니의 꿋꿋한 길도 보이고, 누군가를 위해 쌓아놓은 돌담처럼 낯선 자들을 위한 길도 보인다.

자신의 길을 어떻게 가야할까? 누구는 이왕 가는 길을 남도 가기 좋게 풀도 뽑고, 가시도 쳐 내면서 간다. 내가 좀 힘들더라도 그 후에 올 사람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는 갈지자로 걸으면서 오히려 남의 이정을 방해하고, 푯말을 거꾸로 세워놓기도한다. 과연 우리는 누구의 길을 옳다고 하겠는가?

내 길은 결코 나만의 길만이 아니다. 그 누군가도 반드시 뒤따라야할 길이라고 생각하면 어떠할까? 가지 않은 길을 바라보지말고, 열매없는 후회는 하지 말자.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을 보다 아름답게 가꾸자. 길이 안보인다면 길을 만들자. 돌뿌리도 캐내고, 가시도 쳐내면서 가자. 이정표가 비뚤다면 바르게 세워놓자. 그 누군가가 고르게 한 길이 바로 당신의 길이라면 감사하자. 그 감사함으로 우리의 길을 가꾸자. 그것이 바로 길 위에 사는 자의 미덕이 아닐까? 사실상 인간 모두는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는 자연의 존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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