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 내 몫이 아닌 비합리적 죄책감과 이별하기
일자 샌드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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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내 몫이 아닌 비합리적인 죄책감과 이별하기

일자 샌드 지음 | 정지현 옮김 | 타인의 사유

어린 시절 나는 소심한 아이였다. 그런 내가 어느날 컵을 깨트렸다. '아, 어쩌지... 큰일 났다' 별 것 아닌 유리컵이었지만 괜히 겁이 났다. 그렇게 엄한 부모님이 아니었음에도 나는 겁부터 냈다. 태생적으로 겁이 많은 나같은 사람은 아마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내가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 것에도 미안해지고 연대 책임의식을 느끼는 마음...

얼마전 <금쪽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에서 번 아웃으로 위기를 겪는 자우림의 리더 김윤아씨가 나왔다. 그녀는 2014년의 잊지못할 세월호의 비극으로 인해 스스로 음악인으로 좌절을 느꼈고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촉이 민감한 그녀는 세월호 아이들의 비극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했으며 그 죄책감은 그녀의 음악 인생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상담가인 오은영 박사는 그것이 김윤아씨의 어린시절 폭력적인 가정환경에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억압되고 폭력적인 환경으로 자신이 무언가를, 아이들을 지켜야한다고 스스로 결심한 것이다. 가뜩이나 민감한 그녀가 더 예리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세상에 아마 이런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세월호에서 30명을 구하고도 더 구하지 못했다는 (그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김성묵씨가 있다. 왜 그는 스스로 고통받는가? 그 트라우마는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가? 똑같은 상황 하에서도 더 고통받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하는 법이다.

이 책은 죄책감의 원인에서부터 대책까지를 차근 차근 분석해주고 있다. 저자의 전작인 <센서티브>를 흥미있게 본 적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책 또한 민감한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에서 부터 분노에 담긴 메세지를 읽는 법, 그리고 두려움에 휘둘리지 않고 기본 원칙에 집중하는 법, 건전한 퇴행에 이르기 까지 일자 샌드는 우리가 건강하게 비합리적인 죄책감과 이별하는 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의 말 중 '실존세'라는 것이 인상깊었다. 실존세란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기 위해 치르는 비용으로 책에서는 케스퍼와 그의 아버지와의 예로 설명하고 있다. 보다 더 좋은 학위를 원하는 아버지와 자신을 길을 가고자하는 케스퍼... 저자는 이럴 때 아버지의 요구대로 원치않는 공부를 해서 학위를 따는 것보다 과감히 실존세를 치러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캐스퍼가 느끼는 죄책감은 그가 마땅히 누려야할 죄책감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그의 아버지의 문제였던 것이다.

남이 원하는 길을 갈 것인가?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갈 것인가? 남이 원하는 길을 가든지,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든지 선택은 본인이며, 책임져야할 것도 본인이다. 결코 남은 스스로의 인생에서 자기 자신보다 우위일 수는 없는 것이다. 치러야할 죄책감이라면 당당히 치뤄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실존세를 내야한다.

보다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자. 인생의 유일한 친구를 안에서 찾는다면 영원히 헤어질 필요 또한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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