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역사 - 체중과 외모, 다이어트를 둘러싼 인류와 역사 이야기
운노 히로시 지음, 서수지 옮김 / 탐나는책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이어트의 역사

체중과 외모, 다이어트를 둘러싼 인류와 역사 이야기

운노 히로시 지음 | 서수지 옮김 | 탐나는 책

독자는 이 책을 읽고 살을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살을 뺀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329 페이지 운노 히로시

다이어트는 참 끈질기기도 한 족쇄이다. 흡사 외모에 대해 뭔가를 깨닫는 시기부터 (내 경우에는 중학교때 신체검사) 따라붙는 존재이다. 아마 남성보다는 여성이 다이어트에 더 민감할 것이다. 예부터 남자의 복은 배에서 나온다느니 하면서 남성의 비만은 은근히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취급했으나, 여성의 엉덩이가 크면 방댕이라고 하고, 아랫배가 나온 여성을 보면 임신 몇 주는 됐을 거라는 둥 하지 않는가? (지금은 물론 남성도 예외가 없지만)

나에게 다이어트는 무엇이었을까? 대학교 시절 혹독하게 살을 뺐던 경험이 있다. 2주일 동안 오렌지 쥬스만 먹고 십몇킬로를 뺀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정신으로 그렇게 했는지 아득하나 그때는 정말 날씬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 결국 원하는 몸무게를 갖게 됐지만 나에겐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누구는 살을 빼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는 둥 이야기를 하지만 난 막상 살을 빼고 나니 모든 것이 시쿤둥해졌다. '겨우 이거야? 이거였어? 이것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포기한거지?' 등 등의 회의감만 들었다.

다이어트 후 안맞는 청바지가 들어가고, 티셔츠의 옷테가 살아난 것은 좋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그 정도의 좋음이었다. 난 그 다이어트를 위해 친한 언니가 와도 음식을 거의 안먹었고, 같이 놀러가서 즐기지도 못했으며, 심기는 불편해서 날선 상태로 주변까지 불편하게 만들었으니까...

책을 읽고 보니 다이어트의 역사는 불과 오래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한 다이어트는 각종 탈피 끝에 현대의 어마무시한 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지금은 무슨 상품이든지 다이어트는 스며들며 있다.

얼마전에 제로 과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로 아이스크림에 이어서 말이다. 제로 과자란 설탕 대신 합성 감미료를 넣어서 칼로리를 획기적으로 줄인 식품이다. 제로 콜라와 같은 의미이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고든 램지 버거처럼 폭팔적인 칼로리를 유발하는 음식도 인기이다. 저자의 말처럼 한 손에는 다이어트 코크를 쥐고 나머지 한 손에는 칼로리 폭탄 버거를 먹는 현대인이다.

<Top of the world>로 잘 알려진 캐런 카펜터는 거식증이라는 식이장애로 인한 합병증으로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그녀가 카메라에 비친 모습에 충격을 받고 극단적으로 식이를 조절하려고 결심한 순간 이 모든 비극은 시작되었다. 남들의 눈을 의식하면서 산다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다. 연예인들이 극단적으로 다이어트에 매달리고 운동을 하는 일도 그들이 보여지는 직업을 갖고 사는 이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들을 선망하는 아이들이 있다. 요즘은 어린 시절부터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은 유아기때부터 철저히 식단 관리에 들어간다고 한다. 씁쓸하고 암담하다. 먹을 것을 통제하는 현실, 특히나 이 풍부한 먹거리의 사회에서는 그것이 바로 지옥일 것이다.

한쪽에서는 살을 빼기 위해 열중인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먹방이 넘쳐난다. 뚱뚱한 이들이 먹방을 하면 시청률이 안나오지만 마르고 예쁜 이들이 대식가로 먹는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과연 그것이 정상인가? 먹방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면서 굶는 청소년들... 끝도 없이 들어가는 대식가들의 위장은 이제 경이를 넘어서 공포스럽다.

마지막 코멘트에서 저자의 말은 이 책에 대한 경고의 말이다. 다이어트를 하고 싶을 것이지만 살을 뺀다는 의미를 생각해보라는 말...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 그 몸매에 대한 환상은 과연 어디서 부터 온 것일까? 스스로의 건강한 삶을 위해 무리없이 살을 뺀다면 좋겠지만, 만일 마른 몸매에 대한 환상을 쫒기 위한 무리한 체중감량은 스스로에게 'Die Young' 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