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블랙 에디션, 양장 특별판)
미카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모모

미하엘 엔데 지음 | 한미희 옮김 | 비룡소

하지만 꿈도 없이 가난하다는 것..... 아니, 모모, 그건 지옥이야. 그래서 나는 차라리 지금 그대로 머물고 있는 거야. 이것 역시 지옥이지만, 적어도 편안한 지옥이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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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를 아주 어릴 적이 한 번 읽었는데, 다시 또 내 곁에 온 모모...

모모하면 난 이 노래가 생각난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시간 찾아 떠나는....' 그리고 기억도 안나는 시절 모모를 읽고 떠올랐던 단상은 끝도 없는 길을 쓸고 있었던 베포 할아버지의 이미지였다. 답답하고 뭔가 안개에 싸여있는 듯한 느낌의 아우라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다시 읽은 모모는 나에게 한층 밝게 다가왔다. 이제는 모모하면 베포 할아버지가 생각 나는 것이 아닌 카시오페아가 생각난다. 모모와 시간을 찾아서 여행을 떠난 거북이 카시오페아... 결국 모모는 해피엔딩이었다. (왜 난 슬프게 기억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거북이 카시오페아는 앞으로 30분 후의 일을 미리 내다볼수 있다. 그리고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말한다. 미래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모모는 의아하다. 바꿀 수도 없는데 미리 30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 하지만 카시오페아가 미리 보는 30분으로 모모는 마음의 동요없이 그 일을 할 수 있었다. 바로 시간을 회색인간들로부터 되찾아오는 일이다. 누군가의 독려, 넌 할 수 있다는 믿음... 어린 모모는 그 믿음으로 결국 해냈다.

시간이란 과연 무엇일까? 모모를 통해 알게된 시간이란 의미는 시간은 아끼면 아낄수록 오히려 더 빨리 지나가며 앞과 뒤도 보지않고 일만 한다면 우리는 결국 스스로의 자리를 잃고 공허와 허무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난 뒤 느껴지는 번 아웃 등도 시간 관리를 잘 못해서 벌어지는 일 중 하나이지 않을까?

책 속에서 사람들은 회색인간에게 시간을 저축한 뒤로는 무척 열심히 일을 한다. 그 결과 물질적인 성공을 하지만 그들은 결코 행복하지는 않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기기이다. 기기는 여러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내원이었지만 스스로 이야기를 팔기로 한 이상 그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자체에 스트레스를 느낀다. 급기야는 모모에게만 선물이라며 들려줬던, 모모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이게 된다. 극 중 기기가 자신의 지옥에 대해 말한 대목, 꿈없이 가난한 것보다 편안한 지옥을 선택하기로 한 것... 아마 이런 감정 속에서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이 많을 것이다

얼마 후, 모모는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기 때문에 모모는 한참만에야 그것이 지루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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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가 회색인간에게 고급 인형을 선물받고 느끼는 감정이 난 무척 흥미로웠다. 인형이란 모모에게는 신기한 물건이었지만 그 인형으로 얻어지는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고 그 때 모모는 생전 처음 지루함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시간 부자 모모이건만, 흙과 돌맹이만으로 많은 이야기를 지어내고 놀 줄 아는 모모였지만 고급 인형이 끊임없이 내밷는 앵무새 같은 말은 '지겨움' 그 자체 였다. 그 지겨움이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많은 것을 가질 수록 지루해하는 아이들,시간을 아낄 수록 가난하게 되는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지금 이 사회를 말해주는 듯하다. 모모와 같은 시간부자는 남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앞과 뒤, 좌, 우도 두루두루 살피면서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들을 돕는 자일 것이다. 시간은 나눌수록 풍요로워진다. 나와 너, 너와 내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안부를 묻는 것이 결코 시간낭비가 아니라 오히려 더 풍성하게 부유해지는 순간임을 모모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부자는 뒤로 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어쩌면 시간 부자는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모가 그렇다고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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