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 것 같아
두통의 숨겨진 이야기
어맨다 엘리슨 지음 | 권혜정 옮김 | 글항아리
저자인 어맨다 엘리슨은 영국 더럼대학교의 생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로서 중독과 통증 그리고 두통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한 학자이다. 특히 뇌의 각 부위가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 방식에 대한 연구는 뇌손상으로 상실된 뇌기능 회복을 위한 중요한 방안을 제시했다. 일상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 예를 들어 공포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이유라든지, 술에 취하면 콩깍지가 씌는 현상 등에 대한 일상 생활 속 주제를 글로 쓰는 활동을 한다고 한다. 이런 저자가 쓴 두통에 대한 생각들... 참신하다는 느낌이다.
두통은 고통이다. 특히 편두통, 까마귀가 뇌의 한부분을 쪼는 듯한 이 기분은 아마 아는 사람은 다 느낄 것이다. 찌르는 듯한 통증 말이다. 저자는 통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가치유의 일부라고 할까... 예를 들어 근육통과 같은 염증성 질환은 그 자체가 치유과정의 일부이다. 넘어져서 생긴 멍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검붉은 색에서 보라색 나중에 나을 때는 노란 색인 것은 바로 그 자체...멍의 변화된 색 자체가 치유의 과정이란 뜻이다. 통증이 고통을 수반해서 어떻게 눈으로 치유되는 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멍의 변화일 것이다.
아주 오래전 우리나라 영화 중 고통에 대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은 통증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병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다. 고통을 모른다면 일상이 편할 줄 알았는데, 주인공의 삶은 몹시도 고통스러워보였다. 실제적 고통보다는 그 고통을 못 느끼는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고나 할까? 고통은 무엇보다 예방효과가 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하는 것과 같은, 흡사 아이들이 느끼는 회초리같은 느낌이다. 앗! 이러면 아프구나. 그러면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책은 총 8장으로 이뤄어져있다. 두통에 대한 개요에서부터 아이스크림과 두통의 상관관계, 스트레스와 악순환, 관발 두통, 편두통 등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실제 사례와 더불어서 소개되어 있다.
사실 이 책은 두통에 관한 획기적인 치료법이 나와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분노하지 말라고 미리 경고해 놓는다. 두통, 그 자체는 인류진화의 역사이다. 시상하부에서 나온 이상 신호가 피질에 작용해서 증상을 유발한다고 해서 파킨슨병 환자들의 시상부 중 운동 고리에 관여한다고 생각되는 국소부위를 파괴한 결과 끔찍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무조건 통증을 없애기위해 파괴한다면 그 위험은 어마무시한 것이다. 하지만 신경외과적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근본적인 신경 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정밀도도 향상되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일기쓰기를 말하고 있다. 하루를 기록하는 것, 운동을 얼마나했고, 뭘 먹었고 무엇을 마셨는지, 그리고 어떤 순간에 어떤 기분을 느꼈으며, 정서적 압박을 받았는지 등 등 말이다. 두통 유발원은 누구에게나 어디에나 존재한다. 작게는 탈수에서부터 개인의 스트레스, 혹여 다른 신체 부위의 통증이 두통과 관련이 되어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두통을 전체적 관점에서 바라보자고 말하고 있다. 당신의 두통의 원인은 무엇인가? 스스로를 관찰해보자. 거기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