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계절을 이곳에서 찾아보세요. [시소 첫번째 ]

시소 첫번째 - 2022 시소 선정 작품집 ㅣ 시소 1
김리윤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시소 첫번째

2022년 시소 선정 작품집

시 : 안미옥, 신이인, 김리윤, 조혜은

소설 : 손보미, 이서수, 최은영, 염승숙

자음과 모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한곳으로 모였다. 바로 시소 안으로... 시와 소설의 줄임말인 시소... 사실 시와 소설은 한몸인데 우리는 너무 한쪽을 편애한 것같다. 어는 쪽을 편애했는지는 아마 개인적인 판단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솔직히 소설을 편애했으니... 한 권에서 만나는 사계절은 다채로웠으며 풍요로웠다.

시는 안미옥 시인의 사운드북으로 시작해서 겨울의 모래놀이로 끝을 냈으며 소설은 손보미 작가의 해변의 피크닉으로 시작해서 염승숙의 프리 더 웨일로 끝맺음을 했다. 본디 시와 소설을 쓸때 계절감을 염두해 쓰지는 않았을텐데, 이렇게 카테고리로 묶이니 어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감이 소설과 시마다 느껴지는 듯했다.

원래 작가의 말이 처음에 있든, 끝에 있든 나는 소개글을 항상 책을 덮고 나서는 읽곤 했는데, 시소의 작품집에서는 인터뷰 형식으로 작품 마다 작가의 인터뷰집이 실려있어서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작품을 읽고 작가의 인터뷰집을 읽으니 흡사 내가 편집자가 된 것같았다. 소설과 시가 남의 것,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내 주변의 친한 누군가가 나를 위해 써준 글인 것같다고나 할까... 흡사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는 것처럼, 좋아하는 작가의 북토크에도 사심으로 가듯이 말이다. 인터뷰집이 있으니 작가와의 작은 북토크가 매 작품 끝마다 열리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독서는 개인적이었음에도 친밀함으로 다가왔다. 작가와의 친밀함으로 말이다.

처음에 실린 안미옥 시인의 사운드북을 읽었을때는 작은 실수?를 했다. 본디 내 생각을 어딘가에 끄적거려 놓고, 아니면 나름 생각을 정리하고 인터뷰집을 읽었어야하는데 시를 읽자마자 내리 소설책을 보듯 인터뷰집을 읽었으니...ㅎㅎ 내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작품에 대한 내용이 저절로 머릿 속으로 들어왔다. 내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저자가 말한 시어와 느낌들만 진심으로 다가왔다. 그래야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뿔사...

소설과 시 모두 개인적인 감상을 전재로 해야한다. 나만의 생각, 나만의 느낌이 작가의 느낌과 생각과 만날때면 어떤 작은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달라도 상관없다. 나는 내 생각대로 읽고 느꼈고, 그것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니까 말이다.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난 순간 그 자체로 독립적이어야한다.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 문학의 큰 힘이다.

첫번째 작품에서 그러했다면 두번째 부터는 나름 내 생각을 곱씹은 다음에 작가의 말을 읽었다. 훨씬 더 개인적으로 잘 다가왔다. 내가 느낀 것에서 같이 공감을 얻지 못한 부분도 있었고, 생각이 같아지는 지점도 있었다. 그것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자유로움이 좋다.

시소의 두번째, 세번째를 응원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한국 작가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그들이 손에서 계절이 다시 태어나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씌여질지가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