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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 - 스케이트보드와 스트리트웨어
남윤수 지음 / 렛츠북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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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비즈니스 아이콘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
스케이트보드와 스트리트웨어
남윤수 지음 | 렛츠북
불과 얼마전 나이키 한정판 골프화를 사러 사람들이 광란의 오픈 런을 하는 장면이 뉴스를 장식했다. 그들이 브랜드에 대해 충성심으로 질주를 했던, 아니면 되팔기 위해서 소위 리셀러인지는 모르지만 한정판이란 소재는 자극적이다. 벌써 이 골프화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그 몸값이 몇 배를 불려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이 리셀 열풍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책에서도 언급된 유튜버 '와디의 신발장'에서 슈프림에 빠져서 알 포인트라는 애월의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주인을 만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슈프림과 노스페이스가 콜라보한 옷에서부터 각종 슈프림 관련 신발과 옷들이 카페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카페 주인의 스트리트 웨어에 대한 충성심을, 정확하게는 슈프림에 대한 로열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슈프림의 한정판으로 인해 거의 모든 콜라보 제품은 리셀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스트리트웨어의 생명은 변화와 역동성이고 대기업같은 찍기식 대량생산은 자멸의 길이지만 그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사랑하고 애정하는 사람들마저 모든 제품을 리셀을 통해 고가로 구입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의 주요 고객층이 10대와 20대라면 그들의 충성심만을 바탕으로 고가의 리셀제품을 사도록 부축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들이 나온다. 미국에서부터 유럽, 일본, 그리고 대기업에서 파생된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마흔 세개의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 스토리들을 다루고 있다. 이름만 들어본 브랜드들도 많고, 그 역사와 창업 동기는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이 책으로나마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을 나름 되집어 볼 수 있었다. 개인주의, 독립성, 자율성의 스트리트 컬처의 진정성과 스케이트보드와 힙합이라는 문화가 맞물려 새로운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오늘날은 단순히 보드와 힙합을 뛰어넘어서 그 의미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했다. 앞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창업하고자는 사람들이라면 단순히 티셔츠에 로고만 찍어서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철학과 신념을 넣고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해야 진정한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의 가치가 살아나는 것일 것이다.
한국은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의 불모지나 다름이 없다. 지금처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기에 대표할 브랜드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름 상상에 빠진 나는 나만의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를 꿈꿔보았다. 새로운 비전과 상상력, 그리고 사람들과의 소통, 어떤 상품을 주력으로 할 것인가? 등 등 말이다.
책을 읽다가 보니 브랜드 중 <노아>라는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가 내겐 인상 깊었다. <노아>의 창업자인 브랜드 바벤진은 비싸고 좋은 옷보다는 바르게 만든 옷이 좋은 질의 옷이라고 말하며, 청소년이 소비를 할 때 무엇이 건전하고 옳은 소비인지 고민하게 한다. 환경, 인권단체와의 콜라보를 하기도 하며, 실천주의 티셔츠 운동을 통해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기도 한다. 진정한 서퍼는 바다를 사랑할 줄 알아야한다는 철학을 지닌 인물이다.
내가 만일 스트리트 웨어를 한국에 런칭한다면 <노아>를 모델로 그 속에 나만의 색과 정체성을 넣고 싶다. 그리고 BTS와 콜라보를 하고 싶다. ㅎㅎ BTS의 노래에 담긴 사상을 공유하면서 그들의 노래를 사람들에게 입히고 싶다. 세계평화, 인권, 청소년의 꿈과 삶 등 등을 녹여서 말이다. 물론 메인 컬러는 보라색이다. 브랜든은 말한다. 옷은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이다. 의미있는 옷을 만들고 그 철학을 공유한다면 바로 그것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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