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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마리 오베르 지음, 권상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평점 :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우린 아빠 필요 없어. 또는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그러면 마르테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나를 향해 꽥 소리를 질렀다. 엄마도 마르테와 같은 말을 했지만 나는 엄마의 화가 누그러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이는 어른의 눈치를 많이 본다. 아이는 하얀 백지장이다. 그 아이에게는 어른들의 분노와 울분, 회환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모를 것같아도 그 불안은 가녀린 아이의 심장을 관통하고 폐를 관통하고 영혼을 관통한다. 아이는 곧바로 배운다.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그리고 자신이 약한 존재라면 누구에게 의존할지를 기가 막히게 잘 안다. 배우지 않아도 본능으로 느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