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곤하개 11
홍끼 지음 / 비아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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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곤하개

구들 셋, 냥이 셋, 그리고 집사 우리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파이널 시즌 11 | 홍끼 글 그림 | 네이버 웹툰 만화

모든 랜선 집사들이라면 반려견, 반려묘와 오래도록 행복해지는 삶을 꿈꾸지 않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삶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반면 물론 힘든 면도 많지만 말이다. 흔히들 사람들은 말한다. 자신 한 몸도 버거운데 말 못 하는 짐승까지 어떻게 챙길 여력이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바로 그 말못하는 짐승이기에 인간이 손길을 필요로한다. 먼저 알아채주고 반응해주어야만 인간이 망쳐놓은 이 환경에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반려묘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밥 주고 똥 치워주고 산책시키고, 병원데려가고... 할 일은 집사가 다 하는데 사실 그들에게 받는 게 더 많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받은 부분은 고양이 매미에 대한 부분이다. 마당냥이로 살다가 집냥이로 들여올때의 가출소동도 그렇지만 매미가 집사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특히 반신욕을 하는 집사를 보고 자신이 구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유독 앞 발을 이용해서 집사의 다리를 건져올리려 했다는 부분은 ㅎㅎ 웃기면서도 애틋했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은 서로 통하는 모양이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심정은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부분은 집사의 환경이 마당이 있는 집이고 또 그 마당에 커다란 펜스를 해 놓아서 고양이들과 강아지들이 바깥 공기를 맡을 수 있는 부분이다. 요즘은 거의 아파트 생활이라서 갇혀서 키우는 개와 고양이들도 많고, 간혹 집에 혼자 두고 외출할 때면 하울링 때문에 아파트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이런 마당에서 자유롭게 오가는 (안정이 보장된) 개와 고양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역시 집사를 잘 만날 일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십여년을 키우던 강아지를 몇년 전에 떠나보내야했다. 항상 떠나고 나면 후회한다. 그때 잘해주지 못한 것을 말이다. 밥을 안먹고 간식만 먹는다고 며칠 간식을 끝었는데, 정말 사료를 입에도 대지 않는 것이다. 사료를 입에 대지 않으니 공복토를 한다. (책 속에 나온 구들처럼 말이다.) 그 후 얼마 되지않아서 갑자기 밤에 구역질 해서 아침에 병원에 가야지 했는데, 그 밤을 넘기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가 되는 순간이다. 좀 그냥 먹일걸... 그때가 마지막 인줄 알았다면 말이다. 가끔 사람의 의지보다 개의 의지가 더 뛰어남을 느낀다.

지금 나는 그때 이후로 강아지는 안 키우지만 만약 다시 개를 입양해서 키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아... 어떻게 할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먼 훗날의 헤어짐을 견딜 자신이 없는 것보다도 나의 죄책감을 다시 되새길 용기가 없는 것같다. 하지만 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지금 이순간에도 버려지는 현실 속에서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인지도 다시 생각된다. 더군다가 날이 추워지면 길에서 사는 생명들이 더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생각해본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 잘 사는 공생의 길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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