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 1세대 페미니스트 안이희옥 연작소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된 일상의 기록
안이희옥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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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안이희옥 연작소설 | 열린책들

소설 시작 처음부터 헷갈렸다. 안젤라가 안이희옥인지...아니면 안이희옥이 안젤라인지... 소설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히 쓴 것은 아닌지... 하지만 이 이야기는 소설이다. 허구와 진실이 뒤섞여버려 어느 것이 삶이고 꿈인지 알 수 없는 느낌... 그것이 지금 이 순간의 삶이고 저자 안이희옥이 살아온 생이 아닐까한다.

저자는 1954년 생으로 유신헌법이 선포되었던 72년 고려대 국문학과에 입학한다. 다소 당차고 불의에 못참는 성격이었던 저자는 유신반대 시위에 참여하게 된다. 그 결과 긴급 조치 9호 위반으로 구금된다. 긴급 조치 9호... 왜인지 나는 영화제목으로 접한 기억이 있어서 역사적 사실이 내 속에서 좀 희화화 된 느낌이 있다. 그래서 이 기회에 긴급 조치 9호에 대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긴급조치권은 단순 명령으로 자유와 권리에 대해 무제한의 제약을 가하는 초헌법적 권한을 갖는다. 유신헌법 제 53조로 되어있는 법으로 반유신세력을 탄압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74년 4월 민청학련 사건을 빌미로 4호가 내려지고, 곧 7호가 내려진다. 9호는 유신헌법 부정, 반대, 왜곡, 비방, 개정 및 폐기의 주장 혹은 청원, 선동 이를 보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자는 모두 영장없이 체포한다는 것이 골지였다. 여기서 특히 9호는 무려 4년 이상 지속되었다고 하니 저자의 고통이 느껴진다. 부당함에 투쟁하고, 또 그것에 의해 구금되어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한다니...역사가, 시대가 한 인간을 병들게 했다.

소설가 박서련이 책 추천사를 썼는데 너무 인상깊었다. 다른 곳에서 마주쳤더라면 무심코 할머니나 선생님이라고 했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이다. 난 언니라고 부르고 싶다. 멋있으면 다 언니니까~ 그리고 이 분은 인생을 너무 멋있게 사신 분이니까 말이다. 그 시대에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지금껏 살아오셨다니...그리고 아픔을 대변하는 글을 써오시고 정말 시대를 온 몸으로 느끼고 사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존경심이 생긴다.

일곱편의 연작 소설 속에는 모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녹아있다. 저자는 말한다.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를 물려주고자 한다고 말이다. 시대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보는 눈, 그 눈은 시리고 아플지라도 절대 멈추지않는 정신, 깨어있는 시민의 할일이다.

책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의 치마만다 응고지의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두가 젠더의 문제에서 벗어나고자하고 불편해하고 있다면 당신은 바로 페미니스트라는 말... 저자가 말하는 삶 속에서도 여자 이기전에 사람, 인간이 느껴졌다. 그 속에서 아무도 여자라서, 여자이기때문에, 하는 그런 류의 감상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페미니스트는 절대 불편한 단어가 아니다. 그 단어를 불편해하는 것 자체가 바로 페미니즘을 잘 못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저자가 1세대 페미니스트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젠더 문제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고 끊임없이 투쟁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진실하게 바라보자. 우리 모두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한다. 보다 더 희망있는 내일을 맞기 위해서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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