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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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시민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 | 하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이종인 옮김

누구나 인생의 책이 있다. 그리고 그 누구나의 책에 꼭 드는 책도 있다. 바로 소로의 월든이다. 나 스스로, 나 답게 살고자 혼자서 숲 속으로 들어간 소로... 그곳에서 사색하고, 산책하고, 오로지 스스로를 탐구하면서 2년여를 보낸 시간들을 기록한 책이 바로 월든이다. 2년 2개월인데 내가 자주 착각하는 것이 있다. 소로의 평생이 월든 호숫가에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소로는 조용한 사색가인 동시에 열정적인 투쟁가이자 혁명가였다. 소로가 살았던 그 시대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노예 제도가 아니었을까 한다. 개척의 시대에 인디언을 몰아내고, 흑인 노예를 불러 일을 시키고 부려먹는 자본가들... 소로는 그 속에서 인간을 보았다. 인간이 서로 같은 인간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고있다. 거기에서 시민 불복종이란 글이 나왔다. 국가의 일을 최소화하고 국가란 정말 국민에게 헌신, 봉사하는 일만 하면 된다고 최소의 정부 역할을 강조한다. 전쟁을 통한 이득을 취하거나 하는 것 등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의심하라... 소로는 말하고 있다. 정부의 일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고 말이다.

소로는 매사추세츠 주 정부가 노예제도를 묵인하는 데 대한 항의로 주 정부의 주민세 납부를 거부하다 체포되어 콩코드 감옥에서 구류되기도 한다. 시민의 말을 묵살하는 정부는 소로의 정부가 아닌 것이다. 소로는 스스로 주민되길 포기하지만 정부는 소로가 주민임을 포기할 수 없다. 왜냐면 세금을 거둬야하기 때문이다. 시민이 세금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항의할 수도 없다. 소수의 위정자들이 제멋대로 판을 짜서 돌리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건전한 시민의 목소리는 그 의사결정에 반영되지도 않는다. 소로는 그래서 시민 불복종을 주장한다.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일까? 최근 어느 정치인의 입에서도 그 말이 회자됐지만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 대로 마구잡이로 하는 것이 민주주의는 아닐 것이다. 소로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정부 스스로가 개인의 힘을 높이고 그 힘을 인정함으로서 거기에서 권위와 권력이 나오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스스로 그런 정부를 상상하면서 기뻐한다고 말이다. 국가가 모든 국민을 그 지휘 여하에 막론하고 공정하게 대하며 개중 몇 몇은 초연하게 사는 것도 인정하고, 국가에 수용당하지 않으려 하면서 이웃과 시민의 의무를 다하는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소로가 상상하는 민주주의 국가일 것이다.

최근 백신에 대해 그 맞고 안 맞음이 민주주의적이라고 말하는 개중의 사람이 있지만 과연 그것이 민주주의라 말할수 있을까? 개인의 방역이 이웃의 방역이고 이웃의 방역이 바로 국가의 방역이라면 말이다.

나와 이웃을 생각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를 생각하는 것...

소로는 말한다. 자신은 이런 국가를 열심히 상상하지만, 그런 국가는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이다.

나 또한 상상해 본다. 가짜 뉴스에 속지않고, 모두가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남과 다름을 서글한 눈매와 올라간 입꼬리로 인정하는 것... 아귀다툼이 아니라 듣는 일 부터 하는 것... 제대로 알고자 하는 것... 그런 국가와 그런 시민이 있는 나라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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