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서 살아남았습니다 - 광기와 공포의 집에서 용감하게 탈출한 세 자매 이야기
그렉 올슨 지음, 지은현 옮김 / 꾸리에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에게서 살아남았습니다

광기와 공포의 집에서 용감하게 탈출한 세 자매 이야기

그렉 올슨 | 지은현 옮김 | 꾸리에

너무 닮았다. 학대하는 개개인은 다르지만 그 모습은 너무 비슷해서 소름이 돋는다. 악마는 모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얼마전 같은 동급생 친구를 굶겨 죽여 학대한 사건에 대한 구형이 있었다. 불과 20대의 어린 나이에 동창 친구를 체중 34킬로에 가까이 굶겨 죽인 일명 마포 오피스텔 살인사건... 가해자는 두 명의 동창생으로 그들은 30여년 형을 언도 받았다. 또 같은 동창생을 성매매를 하게 하고, 제대로 먹을 것도 주지않고, 약물에 빠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이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여성이었다.

왜 이렇게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까? 그리고 차마 얘기하기 힘든 정인이 사건... 사건의 가해자는 어린 정인이를 무참히 학대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그 죽음에 고의가 없었다는 법원의 판결로 인해 무기징역에서 35년형으로 감형되었다. 도대체 죽음의 고의성을 누가 판단한단 말인가? 사람은 학대 당했고, 그 결과로 죽었다. 여기에 모든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세 명? 아니 혹은 그 이상을 죽였을지도 모를 이 글의 주인공 셀리 역시 그와 같은 주장을 한다. 그래서 겨우 언도받은 형량이 18년 이라고 한다. 무려 그녀의 손에 세명이 죽었고, 또 정황상 여죄가 있다고 여겨지는 데 말이다.

그래서 2017년 세 자매, 끔찍한 엄마의 손에서 살아남은 니키, 사이, 토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을 남기고자 결심한다.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엄마가 석방되는 2022년 6월, 그녀가 사회로 나와 다시 그녀의 손아귀에 떨어져서 학대당해 죽는 사람이 없도록, 경고하기 위해서 말이다. 아마 엄마의 석방으로 가장 떨고 있는 것은 바로 니키, 사이, 토리일 것이다. 그들은 가까이서 자신의 엄마와 데이브가 저지른 만행을 보고 또 그 학대 행위를 직접 당한 당사자이니 말이다.

워싱턴주 소도시 레이몬드 농가... 이곳에서 펼쳐진 끔찍스런 일들이 2003년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셸리와 데이브 노텍 부부가 무려 세명(혹은 그 이상)을 잔혹하게 학대하고 죽여 그 시신을 암매장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신고한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부부의 자녀들이었다. 엄마는 같지만 아빠는 모두 다른 세 자매... 그들은 셸리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를 당하고 가까이서 그들 부부의 잔혹성을 지켜보았다. 첫번째 희생자 캐시, 두번째 희생자 셰인, 세번째 희생자 론까지 말이다. 일상적으로 훈육이라는 방식으로 체벌이 가해지고 한겨울에 행해지는 차가운 물 세례, 진흙탕, 표백제 목욕, 감금, 굶기기 등 모든 엽기적인 형태로 학대를 하면서 그들 부부는 사람이기를 포기했다. 여기에 주도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 자는 바로 엄마인 셸리다.

셸리는 어느날 친구인 캐시를 불러 자신의 아이들을 봐달라고 하고, 오갈데 없어진 캐시는 셸리에게로 가지만 그 결과는 학대와 죽음이었다. 매일같이 힘든 일을 시키는 것을 물론 약물중독에 이르게하고 썩은 음식을 먹이고 물고문까지 한다. 그 결과 앙상하게 마른 상태로 캐시가 죽자 딸들에게 그녀의 필체를 연습시켜 캐시의 부모에게 거짓 편지를 쓰게 한다. 그 이후로 계속 이어진 학대와 살인...

왜 악의 유형은 이렇듯 닮았을까? 심심치않게 우리나라 사회면을 장식하는 기사 역시 셸리의 행위와 다르지않다. 오히려 어떤 것이 더 끔찍한지를 두고 경쟁하는 듯하다. 그리고 왜 이런 사람들이 다시 사회에 나오게 하는 것일까? 조두순이 지금 우리 사회에 버젓이 낮은 형량을 받고 나와 피해자를 오히려 몰아낸 것처럼...

끔찍한 사건, 끔찍한 판결, 다시 또 나올 지 모를 무고한 희생자에 대한 두려움... 이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악은 절대 선으로 포장될 수 없다. 악은 악이고, 그런 악에서 시민들을 지키는 것이 바로 법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곧 있을 대법원으로 간 정인이 재판...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두들 두 눈 뜨고 지켜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