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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ㅣ 고전의세계 리커버
장 자크 루소 지음, 황성원.고봉만 옮김 / 책세상 / 2021년 12월
평점 :
에밀
장자트 루소 | 황성원.고봉만 옮김 | 책세상문고.고전의 이해
18세기에 루소같은 교육자가 나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심지어 가상인간 (오늘날로 말하자면) 에밀을 내세워서 자신의 교육관을 사람들에게 알기쉽게 설파했다니 역시 루소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미리 본 교육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하물며 그는 정식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태어난지 9일만에 어머니를 잃고 열살 때에 아버지와 헤어져서 방랑객으로 살았으니 18세기의 최고의 독창적인 천재로 불릴만하다는 생각이든다. 물론 그의 철학과 사상은 오늘날까지 많은 논쟁을 낳고 있지만 말이다.
책 <에밀>은 저자 루소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로 그는 고아이며, 남자아이다. 루소는 에밀의 부모에게 모든 권한을 이임받았고 매일 같이 생활하고 관찰하므로 부모라고 할 만도 하다. 교육의 최종 목표는 인간 본성을 자연스럽게 따르고 위배하지 않는 올바른 시민의 육성에 있다.
1권에서는 출생에서 말하기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여기서 루소는 자연스러움을 특히 강조한다. 욕망 충족은 필요가 있을때 이뤄져야하며 모유수유 역시 이에 따라야한다고 말한다. 즉, 때에 따라 수유하는 것이 아니라 욕구가 생길때, 즉 배가 고플때마다 먹이면 된다는 것이다. 학습보다 경험이 더 우선시되며 모든 것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면 될 일이다. 언제나 망치는 것은 인간의 사고다. 조물주의 손은 위대하지만 인간의 손은 대상을 규정화하고 못쓰게 한다.
2권은 2세에서 12세 아동기 사이에 있다. 여기서는 체험에 의해 모든 것이 이뤄져야한다. 말뿐인 교육은 필요없다. 감각의 교육이다. 특히 독서를 재앙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인상깊었다. 독서가 도움이 된다면 물론 글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건 지겨운 행위일 뿐이며 읽기와 쓰기에 집중하느라 체험하지 못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글을 떼느라 난리인데 만일 루소가 이 상황을 알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몹시 궁금하다.
3권은 12세에서 15세 사이의 소년기다. 힘이 욕구를 넘어서는 과도기로서 학문의 증진이 이뤄지는 시기다. 기술과 노동 등 인간의 기초를 배운다. 루소는 에밀에게 목수일을 가르친다. 몸을 움직여서 손이 일하게 하고 명상을 통해 정신을 수련시킨다. 다른 사람과 달리 살아도 좋지만 더불어 사는 법은 알아야한다는 루소의 말은 너무 인상깊다. 그리고 가난하다면 그 가난이 인간을 강제로 교육시키므로 교육이 필요없다는 말, 아마 루소 자신의 경험담일 것같다. 그리고 부유한 자가 교육받는다면 그것은 적절치못하고 자기자신에나 사회에나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왜 난 이 대목에서 법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 즉 검사, 판사 들이 생각나는 지 모르겠다. )
루소가 말하는 대목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호기심에 의한 지식이었다. 호기심이 있어서 저절로 추구하는 지식이란 바로 지금 현대 사회에서 말하는 메타 지식일 것이다. 억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열어서 다른 답을 찾는 것... 앗!! 루소는 벌써 18세기에 메타 학습을 말했는데, 우리는 지금 말한다. ㅎㅎ 오호라 통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