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사회 -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에 대하여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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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사회

말해지지 않은 무궁무진한 여자들의 관계에 대하여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이 세계는 수컷들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왠지 서글프다. 여자이면서도 여적여라는 프레임으로 서로가 질투하고 증오하게 만들고, 결혼이라는 사회적 시스템에 갇혀서 아이를 낳는 존재로 각인되는 것이 아직도 여성, 여자인가... 그것이 바로 어머니란 존재인가? 이런 종류의 책을 최근 들어 읽게 되어서인지 내가 그동안 너무 시스템적인 생각만을 하고 그 식대로 움직여왔다는 느낌이 든다.

얼마전 우리나라 저출산을 연구하는 사회기관에서 고위 학군 여성들이 결혼을 안한다고 눈높이 조금 낮춰야한다는 권고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ㅎㅎ 너무 웃긴 프레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에서 사회적 지위가 어느 정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저출산이라는 것은 사회 전반적인 문제일텐데 그것을 굳이 여성의 고학군, 고직업군에서 찾는다는 것이 말이다. 그리고 또 문제시됐던 서울우유 광고... 넓은 들판에 여성들이 요가 동작같은 것을 하고 있고, 탐험가 복장의 한 남성이 카메라로 그 장면을 훔쳐본다. 그 순간 마주치는 남,여... 여성들은 모두 젖소로 변한다. 여기에는 모든 문제들이 다 들어있다. 몰래카메라부터 시작해서 여성이 젖소로 변하다니, 그것은 여성이 아이만 낳는 존재라는 프레임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지... 여자가 아직도 동등의 인간이 아니라 그냥 아이 낳는 존재라는 말인가? 이 서울우유 광고 콘티를 모여서 회의하고 컨펌도 받았을 텐데, 이슈몰이를 하려고 일부러 이런 광고를 낸 건지... 정말 한심스런 현실이다.

요즘 계속 이어지는 데이트 폭력 문제도 있다. 얼마전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것에 광분한 남성이 그 여성의 집에 찾아가서 그 어머니를 죽이고 또 한명을 중상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다. 명백한 고의 살인이다. 과거에 연인이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데이트라는 프레임은 이제 빼야한다. 그냥 스토킹 살해가 더 맞지않을까?

이 책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아니 외면했던 여자들의 관계에 대해서 풍성하게 말해주고 있다.< 빨간 머리 앤>이라는 동화를 통해서는 길버트와 앤의 연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 다이애나와 앤의 우정이 더 소중하고 아름다는 것, 서로를 성숙시키고 자라게 하는 우정에 대해서 말한다. 드라마 <청춘시대>를 통해 사귀던 남자가 섹스만을 요구하며 그 관계에 지쳐가던 주인공과 자신을 성을 당당하게? 파는 여성의 존재의 차이... ? 서로 다른 존재의 여성이 친구가 되는 모습들,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는 사회적으로 착취 당하던 여성들이 서로 연합할때, 정말 아무것도 없어도 서로가 옆에 있다는 것에 위안을 얻는 그 우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걸 그룹 재기 프로젝트였던 <미쓰백>에서는 여성에 대해 심히 차별적인 시스템 하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버티고 상처받았는지 그 부당성을 말하고,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여성의 강인함, 언니들의 멋찜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남성들이 외면했던, 어른들이 말하지 않았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이제는 여성들 스스로 당당히 해야하지 않을까? 이제 다른 세상에 살게 될 아이들을 위해 서로 연대하고 건강한 페미니즘으로 나아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여자들의 사회에 살게 될 모든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깨어났으니, 이제 결혼해서 행복해지는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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