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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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살아 있는 조선의 상도를 만난다.

이준구,강호성 편저 | 스타북스

예전부터 돈이 있는 곳에 그 마음이 있다고 한다. 사실 돈하면 성경이 난 먼저 떠오른다. 부자가 천국을 가려면 바늘귀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도 있고, 예수를 따라서 살고자했던 이에게 예수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가난한 이에게 내어주고 자신을 따르라고 말했다. 그 말에 부자는 근심에 차서 돌아갔다. 언제부터 부자의 이미지란 이런 것이었을까? 탐욕의 상징, 탐관오리, 아홉을 가지면 나머지 10을 채우기 위해서 없는 이의 지갑까지 털어가는 사람...

아마 세상에서 진짜 부자가 드물어서 그런 것같다. 정말 부자, 되고픈 부자, 단순히 돈만 많이 생긴 벼락부자가 아니라 그 인성과 인품까지 모두 훌륭하여 남의 본이 되는 자 말이다. 그런 자들이 바로 조선에 있었다. 그 혼란의 시기에 이 땅에 진정한 부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 책은 진짜 부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아마 부자하면 누구나 경주 최부자를 떠올릴 것이다. 12대를 거쳐 300년을 이어온 그 부라니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최부잣집이 지켜온 그 가문의 육훈이란 오늘날 생각해도 세상의 논리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첫째,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말고 둘째, 만석 이상의 재산은 모으지도 보유하지도 말고 셋째, 흉년에는 논과 밭을 사지 말고 넷째, 찾아오는 이에게는 후한 대접을 하고 다섯째, 시집 온 며느리에게 3년 동안은 무명옷을 입히고 여섯째, 최씨 집안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것... 이것뿐만 아니라 최부잣집 자손들이 따르고 지킨 육연(자신을 지키는 지침)도 있으니 그 가문의 300년 부가 그냥 쌓아올려진 것은 아니었다.

마음이 통하면 거금을 내놓는 대인배 임치종을 비롯하여 인삼으로 시대를 평정한 무역의 대부 임상옥, 가문의 누명을 벗고자 마음먹고 독신으로 지내며 평생 배불리 먹지 않고 모은 재산을 학교 설립에 쓴 최송설당, 독립운동가가 된 이승훈, 배짱 두둑한 김기덕, 최남, 최창학 등 그 부자들의 생각은 남달랐고 그들의 부는 칭송받을만 했다.

로또에서 일확천금을 얻어서 사는 사람들의 일생을 추척한 탐사 프로그램이 있었다. 몇명은 잘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많은 돈을 유흥비로 탕진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강도짓을 일삼아 도로 감옥에 갇힌 사람, 돈으로 인해 가족간 분쟁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사람... 왜 돈이 모이는 곳엔 분쟁이 일어날까? 그것은 바로 흐르지않기 때문이다. 돈은 흘러야한다. 모여만 있는다면 썩기 마련이고, 파리떼만 꼬인다. 여기 나온 조선의 부자들은 모두들 돈의 흐름을 알고 또 그 돈을 의미있게 쓴 사람들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미국 등 여타의 나라에 비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이 턱없이 적다고 한다. 가난이 죄가 아니듯이 쓰임없이 축척만 된 부 역시 자랑은 아니다. 그 부의 축척이 그릇되고 떳떳하지 않다면 더더욱 말이다. 진정한 부, 나눔의 부에 대해 이 책을 읽고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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