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민우영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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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 민우영 옮김 | 스타북스

인생은 절망의 연속이다. 하지만 인생은 아름답다.

산티아고 노인을 생각한다. 87일동안 고기 한 마리도 못잡았지만 결코 절망하지 않는 노인, 마지막엔 청새치...그것도 어마어마한 크기의 청새치를 잡았지만 상어에게 모두 다 내어주어야했다. 하지만 그는 왜 승자로 기억되는 걸까? 사실 다 잃었는데, 남은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산티아고 노인은 무언가를 해낸, 무언가를 이룬 사람으로 기억되는 건 왜일까?

노인은 절망하지 않는다. 노인은 말한다 죽으면 죽었지 패배하지는 않는다고 말이다. 난 노인의 그 말이 이 삶이라는 전장터에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짐처럼 들린다. 절망스럽지만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우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느끼는 절망 속에서 노인은 청새치를 발견한다. 사람들은 희망을 발견한다. 그러함에 사는 것이다. 일년 364일은 지옥이라도 단 하루의 천국이 주어진다면 그 천국을 바라는 희망으로 364일을 버티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삶이 아닐까? 아우슈비츠의 그 끔찍한 지옥에서도 목숨을 끊지않고 버티었던 사람들... 하루 하루의 삶이 스스로를 갉아먹는, 그야말로 마이너스 인생이라도 아이의 웃는 얼굴 한번에 힘겨움은 눈 녹듯 스르륵 녹아내리는 힘겨운 가장의 삶을 사는 사람들... 시한부의 인생, 끝이 뻔히 보이는 투병의 인생이지만 그래도 더 나은 치료법을 향해, 하루라도 더 찬란한 태양을 보기 위해 희망을 갖고 사는 투병 중의 사람들... 그 모두의 희망....그것은 바로 청새치로 대변되는 삶일 것이다.

하지만 그 희망도 잠시다. 곧 상어라는 또 다른 절망이 몰려든다. 청새치도 노인도 힘겨운 싸움을 한다. 노인은 생각한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청새치가 되고 싶다고 말이다. 단 한번이라도 삶에 모든 것을 걸었던 적이 있었던가? 끝까지 살아봐야지하고 결심한 적이 있었던가? 끝까지 해보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던가?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비극적이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해야 삶을 이어갈 수 있으니 말이다. 산티아고 노인은 헤밍웨이의 또 다른 자아와 같다. 그렇게 삶에 절망하기 싫었던 노인... 모든 것을 잃고서도 다시 희망을 찾는 노인...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밍웨이는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그 희망을 마지막에 놓아버렸다.

<노인과 바다>를 읽으니 헤밍웨이의 삶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소설처럼 살고 싶어했지만 결국 그는 62세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래도 그의 소설은 남아서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노래하다니... 참, 인생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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