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걱정 수피아 그림책 5
초모 지음 / 수피아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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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걱정

글, 그림 초모 | 수피아 어린이 | 수피아 그림책 5

우리 아이는 수줍음이 많다. 난 아이가 나를 닮은 것같아서 걱정이다. 내 어린시절도 생각해보면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 유독 난 얼굴을 가린 사진이 많았고, 또 유치원에 다닐때 꼭 옆으로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가 그런 나보고 "넌 왜 게처럼 옆으로 걷니?" 라는 말을 했을 정도면...정말 나의 숙기가 얼마나 없었나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딸아이는 나보는 좀 덜한 것같아서 괜찮지만 부끄러워서 친구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오해 아닌 오해를 사게 될때면... 난 내 어린시절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소환된다. 아...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해야 딸 아이의 밝음을 온전히 세상에 드러나게 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생긴 고민이다.

다행히 아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또래 친구와 잘 어울리도록 지도를 해주고 바깥 놀이에 즐거움을 찾는 아이의 모습을 알아주셔서 되도록이면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찾아서 친구들과 어울리게 해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여기 까망이는 걱정쟁이다. 걱정을 해야 맛있는 수프를 만들 수 있다. 까망이에게 내재된 옵션은 바로 슬픔이다. 기본적으로 슬픔의 옵션이 까망이에게는 깔려있다. 슬퍼하고 걱정해야 먹구름이 머리 위에 밀려오고 그 먹구름이 와야 눈물을 흘리고... 먹구름에서 한 방울, 눈물에서 한 방울... 수프를 끓일때면 필수로 들어가는 까망이의 눈물이다.

왜 까망이는 눈물이 있어야 수프의 맛을 낼 수 있는지 난 아직도 의문이지만 삶이란 맛이 달고도 짜고, 싱겁고, 맵고 해야 맛있는 것처럼 까망이의 수프가 삶의 다양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나름 상상해본다.

달기만 한 수프가 맛이 없고 쉽게 질리는 것처럼 삶 역시 굴곡이 약간 있고, 슬픔이 양념처럼 버무려져야 비로소 살 맛이 생기는 것이니까 말이다.

예전에 어떤 책을 읽었더니 이런 구절이 있었다. 부자와 가난뱅이는 그 겉모습은 다를 지언정 그 삶의 형태는 똑같다고 말이다. 부자는 부자라서 세상 모든 것이 심드렁하고 재미없고, 가난한 자는 그 가난으로 인해 삶이 어렵다. 많이 가진 것은 아무것도 갖지 못한 것과 비슷한 것이라는 뜻이다. 사실 아직도 이 구절을 실제적으로 체험하지는 못하겠지만... 많이 가진 삶이 왠지 걱정은 두배로 더 많을 것같다는 생각은 든다.

어느날 걱정 많은 까망이는 수프를 많이 끓이게 된다. 친구와 나눠먹고 싶은 까망이... 외톨이 까망이는 초대장을 보내기로 마음 먹는다. 초대장을 써놓고도 어떻게 할까 걱정이 되는 까망이... 결국 바람이 도와준다. 초대장을 써 놓고 그 초대장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찰나 바람이 불어서 초대장들은 훨~ 훨~ 날아가고... 까망이는 이내 다른 걱정에 사로잡힌다.

과연 까망이의 걱정은 어떻게 됐을까? 아이와 이야기하니 내가 보지 못한 디테일들을 집어낸다. ㅎㅎ

역시 동화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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