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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로 읽는 세계사 - 25가지 과일 속에 감춰진 비밀스런 역사
윤덕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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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로 읽는 세계사
25가지 과일 속에 감춰진 비밀스런 역사
윤덕노 지음 | 타인의 사유
세계사는 흥미롭다. 더군다가 그 세계사적 이야기가 어떤 구체성을 지닐때 역사란 더 실감나게 다가오는 법이다. <과일로 읽는 세계사>에서는 총 25가지 과일 속에 담겨진 숨겨진 내막을 파악해보면서 그 속에 실린 더 큰 역사적 의미를 알게 해준다.
예전 국어 시간부터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쓰지 말라고 했던 고사를 기억하는데, 사실 오얏의 의미를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같다. 오얏은 자두다. 그리고 우리나라 이씨의 성씨는 한자로 오얏 이자를 쓰며 오얏은 자두의 순 우리말로 지구촌 사람 중 약 1.4%가 자두가 성이라는 것, 그리고 콜이라는 글자는 독일어로 양배추라는 뜻으로 이름만 봐도 그 선조가 양배추 농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 등... 성씨에 둘러싸인 과일들의 역사는 몹시 흥미로웠다. 그리고 코코넛이라는 뜻이 바로 유령 머리라는 뜻이고, 코코가 유령 또는 마녀란 의미도 흥미로웠다. 여름의 청량함과 이국적 과일의 대표주자가 내막은 이렇듯 무시무시하다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맛있게 먹는 과일들이 예전에는 사실 그 모습이 달리 존재했었고, 맛 까지 달랐다는 점. 특히 딸기는 그 종류가 너무 많았고, 오늘날 달고 큰 딸기는 몇 대에 걸친 종자 개발과 연구 성과라는 것, 그것은 수박이나 바나나 등의 다른 과일에도 적용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일례로 지금도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과일을 먹고 있지 않은가? 최근 들어 각광받는 샤인 머스캣과 단마토 역시 아마 그 범주에 들어가리라 생각된다.
또 정도전, 조선 개국에 앞장 선 인물의 탄생 일화가 참외밭과 관련된 점 또한 재미있었다. 참외 넝쿨은 끊임없이 뻗어가면서 계속해서 열매를 맺어 번창의 의미로 해석되고, 그 씨앗이 많아 다산의 심볼이 됐다는 것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다.
미국에서는 야생 블루베리를 사실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지천에 널려있어서 사람과 동물이 경쟁하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남는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 이 블루베리가 인디언들을 살리는 일용한 양식이었다는 것, 블루베리 즙의 항산화 성분으로 인해 그 즙으로 고기를 재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블루베리는 말려서 가루로 내어 음식으로 활용하기도 하였다니 블루베리 한 열매로 한 인류의 모든 것이 다 녹아있는 셈이다.
야생 블루베리가 서양식 구황작물이었다면 감은 동양식 구황작물이었을 것이다. 감을 따서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우선 말려서 곶감으로도 먹고, 익혀서 홍시로도 먹는다. 그리고 식초로도 활용된다. 감에는 일곱가지 덕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수명이 길고 둘째는 그늘이 짙고, 셋째는 새가 둥지를 틀지않고 넷째는 벌레가 생기지 않고, 다섯째는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맛있고, 일곱째 낙엽이 거름이 되는 것이다.
감은 또한 함부로 무시못할 것이 그것으로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예전에는 감과 게의 궁합은 악이라서 같이 먹으면 복통을 일으켜 사망케할 수도 있다고 믿었다고도 한다. 실제로 경종이 게장을 먹고 체한 것을 사망원인으로 보고, 영조가 형인 경종에게 게장을 보냈다는 소문이 돌아서 영조는 평생 독살의 의혹을 품고 살아가야만 했다.
이처럼 책을 통해 본 과일의 역사는 몹시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세계사의 한 축을 읽노라니 과일 한 알 속에 담겨진 의미를 허투로 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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