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 이연승 옮김 | 한스 미디어
"네 범죄 계획은 왜 그렇게 허술해?"
자, 이제 탐정의 세계는 진화한다. 늑대 뱃속에서 탈출한 빨간 망토 소녀, 그녀가 진정한 소녀 탐정으로 태어났다. 개인적으로 뒤틀린 동화 이야기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현대적 호러로 만든 그림형제라는 드라마를 언급하지 않아도, 흑설공주.. 등 등 이름으로 갖가지 공주 장르를 공포로 빗댄 소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동화란 뒤틀린 것에서 그 상상력의 매력이 숨어있는 법이다. 사실 빨간 망토 이야기만 하더라도 얼마나 엽기적인가? 늑대가 할머니를 삼키고, 그 할머니 분장을 해서 숨어있다가 나중에 소녀도 삼키는 이야기, 우리나라 전래동화 중 하나인 장화 홍련 이야기는 어떠한가? 새엄마에 의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장화 이야기... 그리고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신데렐라는 어떠한가? 원래 부잣집 규수지만 아버지의 잘못된 결혼으로 계모와 새언니들에게 모진 핍박을 받는다.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는 어떤가? 맨발과 맨손.. 그 추운 겨울 소녀는 결국 얼어죽는다.
하지만 이 소설 속 동화의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데렐라는 결코 착하지만은 않았고, 헨젤과 그레텔 속 못된 새엄마는 과자집 과자에 깔려 죽는다. 성냥팔이 소녀는 성냥 공장의 주인으로 짠~ 변신하고 말이다.
여기 우리의 빨간 모자가 있다. 집게 손가락을 번쩍 들고 범인을 향해 말한다. "네 범죄 계획은 왜 그렇게 허술해?" 하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뒤틀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바로 인어공주 이야기이다. 인어공주는 자신이 구해준 왕자를 사랑했다. 그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소리를 포기하고 다리를 얻었다. 하지만 왕자는 다른 이웃 공주를 선택한다. 과연 인어공주가 말을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진심을 전할 수 없기에 왕자는 그 공주를 선택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왕자의 진심을 잘 모르겠고, 한 순간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포기하려하는 인어공주도 이해가 되지않는다. 마지막에 공주는 자신이 다시 인어가 되는 길을 포기한다. 왕자를 차마 찌를 수 없어서 그녀 스스로 거품으로 변해버린다. 아... 모든 것을 주려하는 사랑은 이토록 비참하다는 것인지... 사람마음은 못 믿을 만하다는 것인지... 이 동화의 교훈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사실 꼭 동화 속에서 교훈을 찾으리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난 인어공주를 다시 이야기를 통해 해방시키고 싶다.
빨간 모자를 여기서 명탐정이라는 캐릭터로 해방시킨 것처럼, 인어공주도 다른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 모든 동화들이 왕자와 공주의 결혼으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택지들도 많다는 것을 다시 보여줬으면 한다.
동화 속 공주들을 해방시켜라. 그들은 왕자와의 결혼의 계약을 믿지 않는다.
다시 태어날 이 시대 공주들을 위해서...... . 이렇게 이 책의 감상을 마무리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