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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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

그 날도 우리는 신에게 물었다.

아시자와 요 연작 단편소설 |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이토록 기특하고 이쁜 소설이라니... 그것도 추리소설...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 미즈타니는 아이들에게 신으로 불리운다. 그는 명탐정이라고 불리우길 바라지만 어느새 신이라는 닉네임은 반 아이들 사이에 자리잡았고 모두들 무슨 일이 생길때면 미즈타니의 의견을 들으려한다. 그는 상대방의 모든 것을 들어주고 인정해준다. 그리고 그 다음 자신의 견해를 말한다. 그래서 아무도 미즈타니에 대해 위화감을 느끼지않는다. 그냥 궁금하고, 이상하면 자연스럽게 미즈타니를 찾게 되는 것이다. 여기 그런 그를 동경하고 따라는 한 동급생 소년이 있다. 바로 이 소설에서 '나'로 표현되는 사토하라다. 사토하라는 미즈타니를 우러러본다. 그처럼 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거기까지는 자기로서는 무리라고 생각된다. 조용하고 말없는 사토하라, 친구도 없는 사토하라지만 다정한 집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구김없는 마음이 보인다. 사토하라는 미즈타니가 너무 궁금하다. 작가는 사토하라를 홈즈를 동경하는 왓슨으로 표현했다. 언제 어느 순간 눈을 돌리면 미즈타니 옆에는 이미 사토하라가 있다.

어느날 사토하라는 할머니가 만들어 놓으신 유일한 벚꽃 절임병을 깨게된다. 그때 그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 바로 미즈타니다. 이 일을 계기로 사토하라는 미즈타니와 가까워지고, 동급생인 가와카미의 속사정도 알게된다. 아버지에게 심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던 가와카미... 미즈타니는 단 몇마디 말로 가와카미의 깊은 속마음을 알게된다. 단순히 아빠가 파친코를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아빠를 죽이고 싶어했다는 것을 말이다. 의외로 미즈타니는 가와카미의 속마음에 동조한다. 반면 사토하라는 그런 것에 아이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가와카미가 학교를 그만 둔 이후 사토하라는 몹시 괴로워한다. 최소한 아빠가 경찰서에 잡혀간 그 날 하루만큼은 가와카미곁에 있어줘야했다고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보다 신이라 불리운 아이 미즈타니이다. 하지만 그를 지켜보는 사토하라의 심정에서 우리는 소설을 이해한다. 그래서인지 두 아이의 심경 모두 독자에게 농밀하게 전해져온다. 모두들 얼마나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가슴을 가졌는지 말이다. 사토하라의 가정환경은 소설 속 묘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엄마와 아빠의 관계, 그리고 할아버지와의 관계를 보면서 사토하라의 가정은 평온했고 사랑이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신이라 불리운 미즈타니의 가정은 잘 묘사가 되지 않는다. 그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였다는 것 정도만 짐작할 뿐이다. 미즈타니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해졌다. 그가 왜 그렇게 스마트하게 관찰할 수 있었고, 어른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는지 등 말이다.

사토하라는 신의 선택은 옳았어야한다는 강박이 있다. 사토하라에게 있어서 미즈타니는 신이었다. 반면 미즈타니는 그 스스로는 그냥 평범했다. 물론 실수도 하고 잘못된 추리도 한다. 미즈타니는 사토하라에게 알려주고 싶다. 난 그저 나라고... 그냥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라고 말이다. 마지막 미즈타니의 뒷모습에서 눈을 감지 않는 사토하라의 모습에서 앞으로 변할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보다 더 주변에서 중심으로 나아가는 사토하라의 모습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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