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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0월
평점 :
영원을 찾아서
하라다 마하 장편소설 | 문지원 옮김 | 블루홀 6
나라면 이렇게 말했을 거야. 영원은 네가 매일 경험하는 '바로 그 순간'이라고 말이야.
와온은 카나리아를 키우고 싶어했다. 그토록 어렵게 데려온 카나리아는 울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카나리아가 사라졌다. 그리고 곧 이어 와온의 엄마 토키에 역시 사라진다. 와온은 첼로를 포기한다. 악기는 한 쪽 구석에 먼지만 쌓여간다. 와온의 아빠 소이치로는 너무 유명하고 바빠서 와온의 마음을 돌봐줄 시간도 없다. 이때 와온 앞에 나타난 여자, 마유미씨.. 그녀가 아빠의 새로운 부인이라고? 와온에게 갑자기 생긴 새엄마가 생겼다. 그리고 소이치로의 보스턴 교향악단 음악감독 제안이 들어오고, 소이치로는 이에 응한다. 와온은 보스턴에 가지 않고 일본에 남길 원한다. 당연히 새엄마 마유미 역시 아빠를 따라 보스턴에 간다고 생각했지만, 왠걸... 그녀가 남는다고? 그녀가 자신과 함께 이 곳에 남는다니? 전혀 처음 보는 생판 남이? 그리고 전혀 집안 일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정부들도 모두 해고하고 말이다. 당돌하기까지한 마유미... 그녀의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와온의 엄마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소설은 우리에게 존재의 순간, 영원을 묻고 있다. 와온에게 영원이란 어머니가 사라진 동시에, 카나리아 사라진 동시에 없어졌다. 그 잃어버린 영원을 찾아서 와온은 길을 되짚어 가고 있다. 거기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들, 마유미, 아야토, 주리, 그리고 아빠 소이치로까지... 모두가 하나의 길을 가고 있다. 스스로의 영원을 찾아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의 와중에 서로 상대방의 영원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 영원이란 잃어버린 꿈이 될 수도 있고, 집중하지 못했던 현재의 삶, 혹은 기대할 내일일 수도 있다.
노래하는 법을 잊은 카나리아, 첼로를 버린 첼리스트, 딸을 버린 어머니... 와온이 처한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와온에게 커다란 상실의 구멍은 그녀가 마유미에게 마음을 열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점 점 메꿔진다. 그리하여 나중에 아빠 소이치로의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시간이 필요하다. 와온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으며 엄마를 이해할 단서가 필요했다.
소설에서 말하는 영원은 무엇일까? 토키에는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고, 마유미는 매일 경험하는 '그 순간' 이라고 말한다. 소설 말미에 와온은 영원에 대해 말한다. 그래, 영원은 여기에 있다고... 활이 현이 닿는 순간... 그 찰나에 말이다.
당신의 영원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