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세계사 - 인류를 바꾼 98가지 신화이야기
양승욱 지음 / 탐나는책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세계사

누구도 이야기해 주지 않았던 전설과 신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들을 찾아서

양승욱 지음 | 탐나는 책

여기 이 책에 수많은 요정들이 나온다. 몇몇은 들어본 이름들이지만 대다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던 정말로 존재조차 몰랐던 것들의 이야기이다. 내가 아는 것이라곤 해리포터 속 요정들, 혹은 반지의 제왕 속에 등장하는 골룸이나 호빗, 아니면 영화 그렘린의 주인공 그렘린 정도랄까... 빈약한 지식이 아쉽지만 이렇게 모든 존재하지 않는 온갖들의 집합체인 책을 만나서 무척 반갑다.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세계사가 필요할까? 대답은 예스다. 그 존재 너머에 존재, 그 무한한 상상력을 감안하면 존재하는 것들의 세계사 뿐만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역사와 신화 또한 존중되고 알아야할 그 무엇이라고 생각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상상력을 원동력으로 하여 살아왔다. 비행기를 만들고, 철길을 놓고, 사실 이 모든 것이 상상력의 기반이 아닐까? 수많은 독자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한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어떠한가? 그리고 아직도 어딘가에 숨고 있을 법한 호빗의 세계를 품고 있는 반지의 제왕, 거대한 옷장을 열고 들어가면 왠지 새로운 세상, 눈덮힌 세상에 있을 법한 나니아 연대기... 그 위대한 문학작품들 모두가 바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

어릴 적에 내가 좋아하던 책은 인어공주였다. 사실 여타의 동화와 같지않은 엔딩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왕자와 행복하게 살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어공주는 물방울의 요정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차마 왕자를 죽이지 않고는 다시 인어가 되는 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왕자를 얼마나 원망했던지... 사실 너를 구해준 건 그 공주가 아니라 말못하는 인어공주라고 내가 대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왕자는 진짜 두 다리를 지닌 인간 공주와 결혼하였고, 왕자에게 버림받은 사랑을 택한 인어공주는 끝내 물거품이 되어서 사라졌다.

지금 다시 생각하니 과연 인어공주가 사람이라면 이런 결말로 끝낼 수 있었을까? 인어공주는 한마디로 바다에 존재하는, 바다를 떠나서는 살 수 없었던 세이렌이였기에 작가는 처음부터 인어를 인간의 짝으로 점쳐두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존재하지 않는 것들은 이렇게 인간의 세계와 들어와 인간 아이의 마음을 훔치기도 한다. 그것도 눈물을 쏙 빼놓으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요정들의 진화이다. 스마트 폰이 일상화된 지금 왠지 스마트 폰 안의 전자요정이 있을 것도 같고, (애니메이션 픽시에서 나오는 픽시처럼말이다.) 우주여행이 실현되고 있는 때에 왠지 우주에서 지구로 정탐 온 알지 못하는 요정도 생길 것같다. 그리고 왠지 우리 모두 책 속에 등장한 요정 외에 스스로 요정들을 만들 수도 있을 것같다. 존재하는 것들만 살기에는 좀 삭막하다.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그 삭막한 세상을 좀 더 환상적이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