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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착취는 취금 안 하는 여성 전용 섹스토이숍 유포리아 이야기
안진영 지음 | 휴머니스트
미국 인턴 시절에 만난 한 파트너 덕분에 새로운 섹스토이의 신세계를 접한 저자 안진영, 그녀는 이것을 사업화하기로 결심한다. 아직 한국에서 대학 졸업도 안한 나이에 말이다. 결국 4학년 2학기를 즈음하여 그녀는 사업자를 낸다. 이름하여 유포리아... 유포리아는 그녀가 좋아하던 아이스크림 가게 이름으로 '황홀한만큼 극한의 행복함'을 뜻하는 영단어라고 한다.
불과 한평 남짓한 하숙방에서 시작한 유포리아는 지금은 70평대에 웃도는 사무실에 자리잡았다. 섹스토이 업계에서 성공이라면 성공가도에 서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더 반려가전을 찾는 여성고객, 그리고 여성을 대상화하지 않는 상품을 찾는 남성 고객이 많이 찾아줘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섹스토이에 대해 내가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첫번째였고, 내가 자라난 환경과 지금의 환경은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이다. 그때만해도 자위와 성관계, 섹스 등의 단어는 입에 올릴 수도 없었고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하는 미지의 영역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첫경험 통계나이가 13.6세라고 하니 과연 세월이 무색하다. 무엇보다 최첨단을 자랑하는 디지털 환경은 아이들에게 섹스에 대해 무지하도록 놓아둘수가 없는 형국이다. 어찌됐든 알아야하고 가르쳐야한다. 가르칠 수 없다면 사춘기 자녀의 가방에 최소한 콘돔만이라도 넣어줘야하지 않을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직시해야한다.
여성은 아직도 성에 대해서 자기 발언권이 없다. 수많은 성인용품점이 밖에서 안을 볼 수 없게 되어있다. 성인용품이라는 빨간 간판은 너무 적나라해서 무언가 은밀하고 불법적인 일을 그 내부에서 저지르는 것만 같다. 나는 이것부터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섹스토이를 음지에서 양지로 탈출시키려면 각종 대상화하는 섹스토이들을 규제하는 것이 첫번째일 것이다. 여성을 대상화하여 그 성기를 본뜨고, 그 발을 본뜨고, 또 거기에 아이모양의 섹스돌까지... 흡사 성인용품점은 연쇄살인마의 컬렉션을 방불케한다. 혀를 늘어뜨린 머리, 손과 발에 성기모양, 미취학 아동을 본뜬 인형들... 왜 이렇게 성적 만족을 위한 일이 한쪽 성을, 그리고 자기 발언권이 없는 아이들을 대상화하여 착취하게 만들어졌을까? 유포리안같은 제대로 된 성인용품점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