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장편소설 |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이토록 유쾌한 복수극이라니... 시종일관 웃음이 났다. 저자의 필력이 상당히 부러워진다. 그의 위트와 맞물린 부드러운 필치는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20여년을 일해온 저자, 돌연 창을 넘기로 하면서 그의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다. 요나손 요나손이 창을 안 넘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유쾌한 소설들을 못 만났을 뻔했다.
나는 전작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흥미있게 보고 이 작가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덩달아 이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꽤 좋았다. 너무 웃겼다. ㅎㅎ (아직 못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보시길 추천드린다. )
이 소설은 아프리카 케냐 사바나와 스웨덴 스톡홀림을 자유자재로 옮겨다니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장면 전환이 어색하지않다. 소말리아가 아니라 케냐로 선택된 이유는 악랄한 미술상 빅토르의 간계 덕이지만 이 덕분에 케빈이 치유사 음바티안을 만나게 됐으니 불행 중 다행이리라... 그의 고추를 지키기위해 케냐에서 탈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ㅎㅎ
아프리카 케냐 사바나의 치유가 올레 음바티안, 스웨덴의 미술품 거래인 빅토르 알데르헤임.... 그 둘은 감옥에서 만나게 되는데, 왠지 둘만의 케미스트리가 있다. 만약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면 어떨지...벌써부터 마음 속으로 주인공들을 낙점해본다. 무척 재미있을 듯하다.
빅토르 알데르헤임이 아프리카에서 버린 아들 케빈과 그가 오로지 돈만을 위해 아내를 삼고자 했던 옌뉘... 그 둘은 빅토르에게 복수를 하기로 계획한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대표인 후고 함린이 둘 사이에 존재한다.
복수가 이토록 달콤하다니... 복수는 시종일관 유쾌, 상쾌, 통쾌했다. 갑자기 복수란 어찌보면 배설행위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속에 있는 모든 울분을 쏟아내는 행위... 그 행위를 다 했을때 느껴지는 통쾌함... 케빈의 경우는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점이 좀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케빈과 옌뉘가 예전 케빈이 살던 (빅토르가 오직 피자만 즐겨먹던) 아파트에서 만났을 때 장면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때 짧은 순간의 열정,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지던 예술에 대한 서로의 취향... 인연은 바로 거기있었는데... 엉뚱한 인간과 결혼하다니...불쌍한 옌뉘...하지만 육체적 관계는 없었으니 다행 중 다행이랄까... 결국 둘은 사랑하게 됐으니 말이다.
후고에게 복수를 의뢰하러 간 순간 빅토르의 운명은 정해졌다. 아니, 옌뉘가 카페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며 우연히 간판을 본 순간 이랄까? 인생이란 이렇듯 우연에 의해 모든 중요한 것이 결정되기도 한다니... 참 재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