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사회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 휴머니스트
저자의 책이 내게 왜 끌렸을까? 바로 저 한 문장이었다. 공정을 간절히 외치는 사회가 바로 불공정 사회라는 말...
얼마전 한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이런 말이 나왔다. 사람들이 과연 공정해지면, 모두가 평등해지면 살기 좋다고 생각할까? 오히려 더 큰 불만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이다. 정말 그럴까? 정의와 평등이 과연 인간 사회에서 걸맞게 실현될 수 있을까? 불공정사회를 그대로 인정하고 격차를 줄이는 데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까?
비정상을 정상으로 말하고, 그른 것을 옳은 것이라고 포장함으로서 사람은 이미 도덕적 도착증에 걸렸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모든 것은 바로 권력을 얻고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내 세대가 아니면 그 다음 세대에 이익을 위해서 우리는 그만큼 분투하고 거짓됨을 참이라고 말하고 나만 아니면 된다고 사고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이미 계급사회다. 어찌보면 인도의 카스트 제도가 인간성이 결여된 제도라고 하지만 그에 못지 않는 현대의 카스트는 이미 구성되어있다. 돈과 능력에 의해, 그것도 허물어지지않는 강력한 카르텔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개인의 노력과 뛰어난 지략에 의해서 어느 정도 위치에 도달할 수 는 있다. 하지만 그 뿐이다. 좋은 교육, 좋은 시스템은 이미 있는 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능력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모두 자녀들을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한국에서도 뛰어난 교육 시스템 속에 들어가 소속되게 하고 있다. 더 이상 아무리 가랑이를 찢어봤자 찢어질 가랑이가 보통 사람들은 없는 것이다. 아마 그래서일까? 공무원에 올인하는 세태를 보면 말이다. 요즘은 고등학교도 졸업 전에 모두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많은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미리 공무원 사회를 지상 낙원이라고 점 찍은 그들이 과연 행복할까? 아니, 그들을 그렇게 만든 기성세대의 책임은 무엇인가?
얼마전 한 배달 노동자의 사고가 있었다. 한 사람이 죽었는데, 그 사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비판하는 댓글이 달려서 유가족이 고통받는다는 뉴스도 함께였다. 그 노동자를 그렇게까지 몰아 넣은 것에 사회적 책임은 없는 것일까?
공정을 부르짖는 사회는 불공정사회다. 능력주의를 외치는 사회는 사실 불공정사회다. 그러자면 태어났을때 엄마 뱃속에서부터 공정해야하는 것 아닐까? 똑같은 선을 주고 땅!하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마다 이미 출발선은 다르다.
깨어있는 시민이 다른 사회를 만든다. 소리치는 시민이 세상을 깨운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얼버무리는 자, 그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 모두 다 선이 다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선을 넘어야한다. 경계를 넘어봐야 자신이 지나온 길이 보인다. 넘어서기 전에는 결코 알 수없고, 돌아가기 전으로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