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들의 혼잣말 - 일러스트레이터의 섬세한 시선으로 찾아낸 일상의 예쁨들, 그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이야기
조선진 지음 / 니들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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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의 혼잣말

글,그림 조선진 | 니들북

일러스트레이터의 섬세한 시선으로 찾아낸 일상의 예쁨들, 그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이야기

봉준호 감독이 황금 종료상을 수상한 직후 했던 말이 떠오른다.

"가장 개인적인 가장 위대한 것이다." 물론 이 말은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해던 어록에 대한 오마쥬겠지만 난 이 말이 이 책에도 통용된다 생각된다.

작고 예쁘고 동글동글한 그림들과 거기에 다소곳이 적혀있는 일상의 이야기...

그 일상들이란 자극적이지도 않고 짜릿하지도 않지만 항상 먹는 밥처럼 담백하고도 여운이 있다.

가끔 일상에서 위로받고 싶을 때, 인스타그램 속 화려한 일상말고 이런 담백하고 소소한 이야기가 그리울때 누구나 이 책을 펼치면 좋을 것같다.

펼치는 페이지는 어느 쪽이나 상관없다. 처음도 좋고, 가운데도 좋고, 끝도 좋다. 왜냐면 우리 일상은 항상 ~ing이기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러하다. 항상 그곳에 있는 사물처럼, 이 책 역시 그곳에 놓여있고 위로 받고 싶은 날, 나만의 혼잣말에 지친 날... 다른 이의 혼잣말을 기웃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좋아하는 것도 물론 그림 그리기일터이다. 하지만 그 좋아하는 것이 바로 일이 될때 그 거리를 생각해 본다고 한다. 사실... 좋아하는 것이 점점 지겨워질때 그것만큼 힘든 게 어디있을까?

그럴때는 의도적으로 멀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더 많이 좋아하고, 더 오래 좋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이다. 이 비결은 세상 어떤 것에도 통용되는 마력이 있다.

좋아하는 카페에서의 공간의 의미, 홍콩 여행에서 파랑새의 발견, 두 명의 동생에 대한 화자의 애틋한 심경 등... 책 속에는 잔잔한 마음들이 담겨있다.

책 속을 가득 채운 일러스트를 보면서 서랍 속의 오일 파스텔을 꺼내보고 싶어졌다. 예전에 사놓았다가 한번 끄적이고 이내 서랍 속에 고히 숨어있던 파스텔... 그리고 두꺼운 도화지들...

그래, 한번 해보자. 나도 일상을 그려보자.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가질 수 없다면 그릴 수는 있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말이다.

책의 효능이란 이런 것일까? 잊고 있던 무언가를 시도하게 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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