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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김혜나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8월
평점 :

삶이 회전목마 같아. 그가 나에게 자주 그렇게 말했어. 벌거벗은 나를 앙상한 두 팔로 끌어안은 채 내리고 싶어, 그만 가고 싶어, 라고 잠꼬대하듯 말한 적도 있었지.
그래, 그럴 수도 있다. 모두가 삶의 무지개빛같은 환상만을 말하는 시간 속에 죽기 보다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 분명 있다. 회전목마같은 삶 속에서 내리고 싶어하는, 이 멀미를 끝내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 이웃들... 아프가니스탄에도 존재하고, 미얀마에도 존재하고, 온갖 온 땅에 존재한다. 그런 삶의 고통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인정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