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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 니콜라이 고골 단편선 ㅣ 새움 세계문학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음, 김민아 옮김 / 새움 / 2021년 8월
평점 :

코
니콜라이 고골 | 김민아 옮김 | 새움
유명한 작가 고골의 단편 모음집이다. 고골의 대표작인 <코>를 시작으로 <외투>, <광인의 수기>, <소로친치 시장>, <사라진 편지> 가 수록되어있다.
<코>, <외투>, <광인의 수기> 의 배경은 모두 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이다. 그래서 일명 페테르부르크 이야기에 속하는 작품들이기도 한다. 여기 주인공들은 모두 하급의 관리다. 표트르 대제는 독일에서 도입한 관등표를 러시아에 도입했는데, 이 관등표에 따르면 주인공들은 모두 하급, 말단 직급에 속한다. 그래서 외투의 주인공이 아카키 아카키예비치가 새 외투를 사기위해 저녁도 굶고, 옷도 헤질까봐 집에 오면 벗어놓고 전전긍긍하던 이유는 이러한 낮은 급료 때문일 것이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고, 욕심도 없이 필사업무를 계속 해오던 아카키가 유일하게 욕망한 것이 있다면 바로 외투이다. 러시아의 추위를 버티려면 헤진 외투로는 무리였으니 말이다. 그것을 글쎄 잃어버렸으니...아...유령이라도 될 법할 일이다. 벼룩의 간이라면 바로 아카키의 외투의 비유가 아닐까 싶다.
<코>는 하루 밤 사이에 자신의 코를 잃어버린 코발료프에 대한 이야기다. 코가 관리로 나타나지않나.. 천신만고 끝에 코가 수중으로 들어오지만 도무지 이 코가 얼굴에 붙지를 않는다. 의사마저도 포기한 상태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의도치않게 코가 얼굴에 붙어있다. 러시아어로 코를 거꾸로 읽으면 꿈이다. 이 모두가 한바탕 코발료프의 꿈이었던 것이다. 코는 바로 코발료프의 숨겨진 욕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광인의 수기>는 주인공 포프리신의 일기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개들의 언어를 이해한다. 그리고 자신을 스페인 국왕과 동일시여긴다. 결국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포프리신... 그가 미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항상 자신의 낮은 직급을 불만스러워했다. 나는 왜 9등 문관인지... 추상적인 관등에의 차이가 급기야 그 자신을 스스로 국왕의 위치에까지 올려놓은 것이다. 관등이 인간을 규정하고 대표하는 세계... 그것이 바로 고골이 풍자하려던 세계이고, 포프리신이 미친 이유이다.
<소로친치 시장>과 <사라진 편지>에는 모두 악마가 나타난다. <소로친치 시장>에서는 술집 주인이 악마가 맡긴 보물의 기한을 지키지않아 악마가 자신의 사라진 소매를 찾기 위해 나타나게 되며, <사라진 편지>에서는 편지를 잃어버린 화자의 할아버지가 그 편지를 찾기위해 악마가 사는 지옥에 가서 내기를 해서 이기게 된다. 결국 무사히 편지를 찾아서 여왕에게 전달하게 되지만... 망각의 대가는 그의 아내에게 나타난다. 여기 나오는 악마들은 어느정도 희화화되어 있어서 전혀 무섭지가 않고 주인공들 역시 긍정적이며 악의가 없다.
고골의 단편들을 보면서 왜 그가 단편의 귀재인지, 그리고 풍자의 달인인지 알 것같았다. 그에게는 시대 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소설 속에 휼륭히 녹여넣었다. 그래서 고전으로 사랑받는 것같다. 시간이 오래도록 흐른 지금에도 말이다.
